◆내 인생에 타협은 없다. 케빈 매이니 지음. 김기영 옮김. 21세기 북스 펴냄.
NCR에서 성공가도를 걷던 토마스 왓슨은 스승인 존 패터슨이 지휘한 계획을 수행하다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형사 기소되면서 38세에 직장을 잃는다. 그 후 2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날, 왓슨은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서 큰 성과를 거두는 중년의 나이에 자신의 경력이 산산이 부서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실직한데다 NCR 재직시의 일로 불명예까지 뒤집어 썼다. 그는 모든 것을 잃었고 다시 시작해야 했다.
흔히 인생에 닥친 좌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절대 다시 회복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평균적인 상태의 삶으로 올라가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왓슨처럼 인생의 큰 시련을 자신의 삶에 결정적인 사건으로 바꿔 전보다 훨씬 강한 모습으로 부상하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가난을 이기고 IBM이라는 세계 일류의 기업을 설립하고 세상을 변화시키기까지 끝없는 야망과 도전, 치열한 투쟁으로 점철된 토머스 왓슨의 전기다. 왓슨은 자신의 경력을 제 궤도에 올려놓았을 뿐 아니라 회사가 거둔 외형적 성공 못지 않게 회사의 가치면에서도 역할모델이 될 수 있는 위대한 회사를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세우고 추진한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가치주도형 회사를 세우고 또 그러한 회사를 창조해내고 이끌어간 지도자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컴퓨팅 태뷸레이팅 레코딩 컴퍼니라는 특징없는 조그만 회사들의 집합체를 IBM이라는 거대하고 성공적인 회사로 만들어 냈다. 하버드의 에이켄 교수와 손을 잡고 만든 마크I 컴퓨터를 계기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회사로 성장하게 된다.
저자는 특히 1990년대 몰락의 길을 걷던 IBM의 루 거스너에 의해 부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창립자인 왓슨이 있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또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근대사를 아우르는 이야기 속에서 미국 대공황 사태, 제2차 세계대전 등 시대적 파고를 헤치고 컴퓨터산업의 강자로 우뚝 서기까지 과정을 생동감있게 그리고 있다.
이 책에선 왓슨이 남긴 세계사적 의미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는 정보를 산업으로 바꾼 인물이라는 것이다. 계산기나 컴퓨터는 왓슨이 없었더라도 파워스나 레밍턴 랜드 같은 사람에 의해 발명되고 판매될 수 있었을 것이지만 이것을 사업으로 만든 이는 왓슨이라는 것이다. 그는 정보처리 능력을 회사나 대학, 정부, 군사 부문에 파는 방법을 알고 있었으며 정보처리를 산업으로 일원화시켰다.
기업 문화의 힘을 발견했다는 점도 왓슨이 거둔 업적중 하나라고 저자는 말한다. 왓슨은 강력하고 특징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냈고 그것을 보강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는 IBM 학교를 창설하고 100퍼센트 클럽을 창단했으며 세계 박람회에 IBM의 날 같은 행사를 만드는 등 문화를 이야기하고 문화를 구체화시켰다.
최고 경영자로 유명해진 최초의 인물이라는 점도 왓슨을 돋보이게 하는 점이다. 개인적 평판 대신 성취한 업적 때문에 유명해진 록펠러, J.P. 모건, 헨리 포드 같은 사람들과는 달리 왓슨은 자신의 회사가 별 볼일 없을 때, 이미 유명인사가 돼있었다. 그는 유명해지기 위해 일했다. 그의 싱크(Think)라는 슬로건은 대중 문화에 흡수됐고 IBM에서 보낸 오랜시간 동안, 왓슨은 자신의 회사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었다. 왓슨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평판이 IBM의 성공에 커다른 공헌을 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는 왓슨이 지닌 ‘불굴의 의지’라는 유전자가 개인의 삶은 물론, 조직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낱낱이 파헤침으로써 계속되는 경제 불황과 어려운 기업환경의 돌파구를 찾는 경영자들에게 길잡이의 한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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