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위치한 CJ의 중국 현지법인인 CJ차이나의 손훈 부장은 가족과 함께 홍콩에 머문 지 1년째다. 여섯살, 네살인 아들과 딸의 현지 적응이 가장 걱정거리였다. 손 부장은 앞으로 3∼4년은 더 머물러야 하며 영업을 위해 중국에 자주 들어가 집을 비울 때가 많아 아이들 교육에 신경 쓸 틈도 없다.
그러나 홍콩 최대 통신사업자인 PCCW가 서비스하는 IPTV인 ‘나우브로드밴드TV’ 덕분에 고민을 한결 덜었다. 아이들이 나우브로드밴드TV의 어린이 채널에 빠져들며 중국어와 영어에 적응하고 현지 아이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낸다. 한 달에 110홍콩달러(약 1만5000원)의 수신료도 전혀 아깝지 않다.
더욱이 손 부장은 전화·초고속인터넷·방송을 동시에 제공하는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를 신청, 한 달에 250홍콩달러(약 3만7000원)로 방송과 통신을 한꺼번에 해결했다. 손 부장은 최대 통신사업자인 PCCW가 제공하는 TPS의 저렴한 가격과 편리함을 강조했다. 다만 채널 이동시 걸리는 2∼3초간의 시간이 익숙하지 않고 격렬하고 화면 움직임이 빠른 스포츠 경기를 시청할 때 화질이 떨어지는 게 흠이라고 설명했다.
손훈 부장은 “방송과 통신 서비스를 한꺼번에 이용하는 게 가장 편리하고 저렴한 요금과 특히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나우브로드밴드TV 무료 전략=나우브로드밴드TV는 지난해 말 현재 33만6000 가입자를 확보했다. PCCW는 통신사업에 주력하고 방송은 서비스 차원으로 기본채널을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이를 위해 셋톱박스도 무료로 제공하고 기본 채널 외에 추가 채널에 대해서는 별도의 방송 수신료를 받는다. PCCW는 이 전략으로 70만 가입자를 확보한 홍콩 최대 케이블TV사업자인 i케이블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에게 무료로 기본채널을 제공한 전략이 최고의 마케팅이 된 것이다. TV에 관심 없던 CJ차이나의 손훈 부장도 기본 채널만을 시청하다가 아이들의 교육 등을 위해 유료 채널 상품을 신청한 경우다.
◇PCCW의 채널과 요금=PCCW는 오디오 채널을 포함해 67개 채널을 서비스중이다. 가입자가 점차 늘어날수록 채널 요구가 많아 채널 수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다큐멘터리·뉴스·스포츠 등 여러 채널 상품에 따라 각기 다른 요금을 적용하고 특히 가입 기간 약정에 따라 할인율을 높이는 요금 전략이 소비자에게 주효했다. 또 경쟁 매체와의 차별성은 다른 콘텐츠 확보로 유지했다. 교육 관련 채널과 스포츠 채널이 PCCW의 IPTV 서비스인 나우브로드밴드TV의 강점이다.
PCCW는 올해까지 50만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삼았으며, 무엇보다 현재 6달러 수준인 가입자당 월평균 수신료(ARPU)를 올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홍콩의 유료방송 시장 현황=인구 약 680만명, 가구수 218만인 홍콩은 케이블TV·IP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가입률이 약 50%다. 유료방송 가입률이 85%인 우리나라보다는 낮고, 지상파방송의 점유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유료방송 가입률이 낮은 일본(약 19%)보다는 현저히 높다.
그러나 홍콩의 유료방송 가입자 중 케이블TV 가입률 64%, 위성방송 가입률 2%, IPTV 가입률 34%로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우리나라와 일본에 비해 IPTV의 경쟁력이 매우 크다. 홍콩 내 IPTV는 높은 성장률로 인해 오는 2010년에는 케이블TV 가입자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됐다.
(홍콩)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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