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2005 게임업계 IPO전선 `파란불`

게임 IPO(기업공개)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2003년 웹젠 이후 사실상 그 맥이 끊겼던 게임업계의 코스닥 등록이 올해부터 다시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참여정부가 본격적인 벤처기업 부양에 나서 ‘벤처 르네상스’가 기대되고 있는데다 이에 맞춰 코스닥 등록심사 기준이 크게 완화된 것도 호재다. 전문가들은 “IPO란 벤처 비즈니스의 사이클상 최종 ‘출구’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IPO가 활성화되면 자금의 선순환이 발생, 자연히 게임업계가 오랜 ‘돈맥경화’의 늪에서 헤어날 수 있을 것”이란 장미빛 전망까지 내놓았다.

지난 2003년 5월23일, 웹젠의 코스닥 진출 이후 순수 게임업체들의 IPO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엔씨소프트·한빛소프트·NHN·웹젠 등으로 이어지며 주식시장에서 ‘황제주’의 계보를 잇던 게임업계 코스닥행에 급제동이 걸린 것. 대신 플레너스(현 CJ인터넷)의 넷마블 인수와 같은 우회등록이나 M&A를 통한 간접 IPO가 주류로 부상했다.

등록심사 기준이 갈수록 까다로워져 엠게임·컴투스·JC엔터테인먼트 등 중견기업들은 잇달아 코스닥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렇다면 2005년은 어떨까? 일단 조짐은 좋다. 작년 말부터 제기된 벤처부양론에 힘입어 코스닥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섰으며 코스닥 진입장벽은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

# 올해는 ‘분위기 반전의 해’

IPO의 맥이 끊긴 후 게임업계의 자금사정은 심각하다. ‘동맥경화’에 비유될 정도. 벤처캐피털이나 엔젤에 의한 지분 투자는 거의 씨가 말랐고, 일부의 프로젝트 파이낸싱만이 명맥을 유지한 상황이다. IPO에 성공한 선발기업이나 대박 게임을 보유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개발비나 마케팅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다. 게임 비즈니스에 대한 부정론마저 확산되는 등 ‘빈곤의 악순환’이 심화하는 경향이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전망이다. 정부가 벤처를 다시 부양하기 시작한 데다 IPO의 발목을 잡았던 코스닥 등록심사 기준이 완화된 탓이다. ‘진입 장벽은 낮추되 사후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지만, 지금의 분위기라면 벤처육성 초기 수준으로 문턱이 낮아질 전망이다.

공모주 청약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는 등 증시로 자금이 몰리기 시작한 것도 주목된다. 경기도 하반기엔 다소 풀릴 것이란 전망이다. 우량 기업들이 IPO 후보로 나선 것도 주목된다. KTB네트워크 원대로 캐피털리스트는 “그라비티, 컴투스, 윈디소프트, CCR, 위메이드 등 올해 IPO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게임업체들은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 IPO는 게임산업 육성의 ‘기본’

아이디어와 기술만으로 창업해 외부 펀딩 등 성장 과정을 거쳐 투자를 회수하는 벤처비즈니스의 ‘엑시트(exit)’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증시에 주식을 공개하는 IPO를 필두로 우회등록(백도어리스팅), M&A(인수합병), 바이백 등 여러가지 툴이 존재한다.

선진국에선 M&A가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는 정서적으로 IPO가 핵심이다. 게임도 마찬가지. 현재 리딩기업들 대부분이 IPO를 통해 기반을 구축했다. 최근 IPO가 어려워지자 M&A와 백도어리스팅이 늘고 있지만, IPO는 여전히 많은 게임업체들의 최우선 고려 사항이다.

IPO는 특히 대부분이 벤처기업인 게임업계에 자금의 물꼬를 돌리는 기폭제라는 지적이다. 보다 안정적인 개발 및 마케팅 자본을 확보하기 위한 1차 관문이라는 얘기다.

M&A나 우회등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한국적 정서에서 IPO시장이 살아나야 게임산업의 자본경색이 해소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솔창투 박재민차장은 “온라인게임 등 한국이 게임산업에서 세계적인 위치에 있다고 하나 여전히 절대적인 규모는 미약하다”며 “게임이 미래 성장동력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게임업체의 IPO에 대한 지원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IPO 전선 변수와 과제

현재로선 올해 게임업계의 IPO가 모처럼 활성화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위기인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변수는 있다. 무엇보다 게임비즈니스에 대한 코스닥위원회 등 제도권의 부정적 인식이다. 국내외 업체 간 경쟁이 심한데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른 업종에 비해 높다는게 논리의 근거다.

게임빌 송병준 사장은 “코스닥시장은 기본적으로 수익성 보다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기반으로 하는 시장”이라며 “코스닥 본연의 시장 기능과 존재의 이유를 무시해선 안된다”고 했다. 한미회계법인 박재순이사는 “게임업체들이 IPO를 통한 자금수혈을 통해 해외 굴지의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야 게임강국을 앞당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영 컴투스 사장은 “우리나라가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을 형성하고 산업 매력도가 부각되면서 거대 자본으로 무장한 외국 경쟁사의 시장 진입이 늘고 있다”며 “외국 자본에 종속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제도적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코스닥시장 게임주의 다음 황제는 우리다.’ 2005년 게임업계의 IPO행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엔씨·웹젠 등 황제주의 맥을 잇기 위한 후발업체들의 발거움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라그나로크’ 하나로 세계 23개국을 평정한 그라비티(대표 김정률).

이 회사는 작년 700억원대의 매출과 50%가 넘는 영업 이익 등 실적과 글로벌 마케팅력을 무기로 연내 코스닥입성을 노리고 있다. 장외시장에서 이미 액면가의 100배인 5만원을 웃돌며 ‘황제주’를 예약한 상태. 올해 ‘라그나로크’ 서비스를 40개국으로 확대하는 한편 ‘라그나로크2’ ‘레퀴엠’ 등 차기작을 내놓으며 내친김에 나스닥 진출도 추진 중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모바일게임 대표업체 컴투스(대표 박지영) 역시 작년에 이어 올해 코스닥에 재도전한다. 코스닥 문턱에서 좌초된 이후 해외 부문을 대폭 강화한 데다 최근 야구게임이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어 코스닥 진출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 심사 기준이 완화된 것도 호재라면 호재. 박지영 사장은 “중국 합작법인의 인력 확충, 인도개발센터(ODC) 구축, 일본·영국 외에 싱가포르, 미국 등에 해외사무소 추가 설치 등 해외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여왔다”면서 올 하반기 IPO를 재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겟엠프드’ 신화의 주인공 윈디소프트(대표 이한창)는 작년에 250억원 가량의 매출에 50% 정도의 영업 이익을 내며 IPO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겟엠프드’의 후속작 ‘인피니티’와 신개념 슈팅 게임 등 신작을 발표할 계획. IPO를 위해 미래와사람 출신 최창덕 이사를 CFO로 영입했다. 또 국민게임 ‘포트리스’에 이어 작년 10월 ‘RF온라인’을 조기 상용화하며 급성장한 CCR(대표 윤석호)도 증시 상황에 따라 내친 김에 코스닥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열혈강호’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는 엠게임(대표 박영수)도 상황에 따라 IPO를 재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박영수 사장은 “지난해 240억원 가량의 매출에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면서 “‘열혈강호’ 등 신작의 반응이 워낙 좋아 IPO를 추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외에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의 대박으로 엔씨소프트에 이은 업계 2위권으로 급부상한 넥슨(대표 서원일)과 ‘미르의 전설’ 시리즈로 로열티 수입 만도 연간 수 백억원을 벌고 있는 위메이드(대표 박성열)도 국내외 증시를 통한 IPO 가능성이 높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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