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반도체 업계는 ‘메모리’ 중심의 사고에 젖어 왔다. 이를 방증하는 것이 바로 ‘비메모리 반도체’라는 표현이다. 이 표현대로라면 반도체의 주력은 메모리고 나머지는 기타에 해당된다. 그러나 세계 반도체시장의 80%는 우리가 흔히 ‘비메모리’라고 부르는 ‘시스템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메모리 중심의 반도체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세계 반도체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를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메모리 중심 사고를 그대로 가진 ‘비메모리’라는 표현에 집착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현재 업계는 물론 정부 부처까지 각기 다른 표현을 쓰고 있다. 정통부는 SoC로, 산자부는 시스템IC로 부르고 있다. 두 부처가 부르는 표현이 이처럼 다르고 업계는 비메모리란 용어에 익숙하다 보니 좀처럼 업계에서조차도 비메모리라는 표현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비메모리의 출생지는 일본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도 비메모리라는 표현은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비메모리는 결국 ‘시스템에서 요구되는 반도체적인 기능과 관련해 가능한 한 모든 기술력을 총동원해 하나의 칩에 내장한 반도체’로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표현은 ‘시스템반도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물론 궁극적으로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가 합쳐져 시스템(세트)을 대체하는 SoC(시스템 온 칩)화가 추진되지만 이 SoC라는 표현으로는 광범위한 시스템반도체를 대체할 수는 없다.
엠텍비젼, 코아로직, 토마토LSI 등 대표적인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 벤처가 신생기업의 틀을 벗고 중견기업의 모습을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도 시스템LSI라는 이름으로 오는 2007년 세계시장 7위를 목표로 뛰고 있으며, 매그나칩반도체도 시스텝반도체 전문기업으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강국을 지향하는 우리가 ‘진정한 반도체 강국’으로 탈바꿈하려면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그러나 이와 함께 ‘시스템 반도체’를 ‘비메모리’라는 표현으로 ‘서자’ 취급하는 밑바닥 풍토도 바뀌기를 업계는 기대하며 노력하고 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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