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신벤처 활성화를 위한 제언

이번 신벤처정책으로 2008년까지 약 12조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의 새로운 벤처정책의 골자를 살펴보면 △창업투자조합에 대한 정부 투자 확대 △민간 투자 유치 확대 △정직하게 실패한 벤처기업의 패자부활 프로그램 도입 △기술신용보증 확대 △신기술 제품 및 SW 수요기반 확대 △벤처기업 M&A 활성화 △코스닥과 제3시장 여건 개선 △산·학 협력을 통한 벤처클러스터 형성 등이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모두 그럴 듯한 말이다. 그러나 실제 집행 과정에서 얼마나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지원이 이루어지는가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1997년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2001년 말 1만1329개였던 벤처기업 수가 2004년 말 7433개로 줄었다고 한다. 이 중에서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벤처기업은 과연 몇 군데나 되는지 궁금하다. 기술 강국을 건설하여 국력을 강화하고, 더 나은 삶의 환경을 대대손손 물려주는 것이 우리 국민의 희망이요 국가적·민족적 사명임에는 틀림없다.

 신벤처정책이 성공하기 위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할 사항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공무원의 벤처 관련 비리는 철저히 가려서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이를 위해 법·제도·윤리적인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성공적인 벤처정책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여러 가지 지원책과 관련하여 많은 심사가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심사 과정도 엄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 심사 결과에 따른 과오에 대해서는 담당 직원의 징계는 물론 심사위원들도 부당한 심사를 한 경우 경중을 가려서 향후 심사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까지 강구해야 한다. 뇌물·인정·학연·지연·혈연에 치우쳐 부당하고 무책임한 심사가 이루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

 셋째, 투자·특허·연구개발·벤처평가 등 국내의 벤처기업 인증 기준이 여러 가지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업성과 시장성이 있는 세계적인 핵심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을 중점 육성하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넷째, 정부가 기술 벤처기업 제품의 국내외 홍보와 마케팅에 앞장서야 한다. 제품의 안정성, 신뢰도, 완성도에 대해 엄정한 심사를 한 뒤 선정된 제품에 대해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산업 인프라와 제도 지원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산업 인프라, 법, 제도, 지원책 등이 벤처기업에 도움이 되는 현실성 있는 방안인지, 오히려 발목을 죄는 쇠고랑은 아닌지 꼼꼼히 살펴볼 일이다.

 여섯째, 무늬만 벤처기업인인 사람 때문에 실추된 진정한 벤처기업인에 대한 명예회복도 필요하다. 벤처기업인이 존경의 대상은 되지 못할지언정 적어도 사기꾼으로 매도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기업가 정신이 가장 높은 나라로서 한국을 꼽은 바 있는 세계적 석학 피터 드러커는 “변화를 탐구하고 변화에 대응하며 변화를 기회로 이용하는 기업가 정신만이 한 사회가 ‘다음 사회’로 진보해 나갈 수 있는 요소며, 지금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정신”이라고 조언했다.

 깊이 새겨 들을 말이다. 굴절된 반(反)기업 정서가 팽배한 사회로 변질된 채 끝없는 경제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우리 사회에 기업가 정신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실현할 수 있는 문화, 기업인이 우대받는 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정부의 신벤처정책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국가 자산이요 민족적 유산 중 하나가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불굴의 벤처기업가 정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벤처기업인과 이공계 출신 전문기술인을 두 번 죽이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김진환 (영산대학교 컴퓨터학부 교수) kjw@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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