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만텍과 베리타스가 6대4의 조건으로 전격 합병했다. 이로써 시만텍은 현금 한푼 안들이고 연매출 17억5000만달러의 베리타스를 흡수 합병하게 됐다. 이번 합병으로 시만텍은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를 제치고 MS, IBM, 오라클, SAP에 이어 세계 5위 소프트웨어업체로 올라서게 됐다.
135억달러에 이르는 양사간 합병액은 소프트웨어 산업 역사상 최대의 인수·합병(M&A) 규모다. 이번 인수합병은 며칠전 이뤄진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인수와 함께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 M&A가 무르익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연매출 50억달러 거대 SW기업 탄생= 두 회사 이사회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오후 만장일치로 합병키로 각각 의결했다. 전액 주식 교환으로 이뤄진 이번 합병 조건은 시만텍 1주당 베리타스 1.1241주다. 합병 기업의 이름은 시만텍으로 정해졌으며 CEO는 존 톰슨 시만텍 CEO가 맡기로 했다. 대신 베리타스 CEO인 게리 블룸은 합병사의 사장 겸 부회장에 임명됐다.
10명으로 구성되는 이사회도 시만텍에서 6명, 그리고 베리타스에서 4명씩 맡기로 했다. 두 회사 주주총회를 거쳐 합병 작업은 내년 2월께 완료될 예정이다. 시만텍은 합병사 매출에 대해 “2005회기(2006년 3월말 마감)에 5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만텍, 기업용 시장 강자로 떠올라 = 시만텍은 27억달러의 세계 안티바이러스 시장에서 41%나 차지하며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용 시장에서는 그동안 취약한 면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거래로 기업(엔터프라이즈) 용 제품 시장에서도 일약 강자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 EMC에 이어 세계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베리타스는 백업 및 아카이빙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40%에 달하고 있다. 베리타스의 스토리지 및 시스템 관리 기술을 수혈 받아 시만텍은 소비자와 기업 시장 을 아우르는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게 됐다.
존 톰슨 시만텍 CEO는 합병 이유에 대해 “고객은 복잡하고도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IT 인프라를 줄이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 회사가 여러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도전과 과제= 시만텍의 사업 외연이 넓어진 만큼 경쟁자도 많아 지게 됐다. 우선 전통적 보안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맥아피, 체크포인트, 마이크로소프트와 맞붙어야 한다. 여기에 스토리지 시장에서도 EMC와 IBM을 상대해야 한다. 또 네트워크 보안 분야에서는 시스코와 주니퍼와도 경쟁해야 한다. 하나 같이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급성장하고 있는 보안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정상 자리를 유지해오던 시만텍의 위치가 흔들릴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시만텍이 베리타스의 합병을 발표하던 날 시장의 반응은 시만텍의 주가 하락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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