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광장]더게임스 마니아 권기석씨

‘마니아’. 요즘 젊은 세대의 코드를 읽을 수 있는 하나의 키워드다. 마니아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한 가지 일에 열중하는 사람. 하지만 이들은 과거 우표수집과 같은 취미를 가진 이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마니아는 특정 분야에 대해서 만큼은 전문가 못지 않은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고 돈 안 되는 일이지만 이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뿌듯해 한다. 더게임스는 다양한 분야의 마니아를 찾아 소개, 신세대의 코드를 따라잡을 수 있는 ‘마니아광장’을 새로 마련했다.

 마니아광장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첫 게스트로 어떤 인물을 찾아갈까 고민하던 우리는 나름대로 열심히 만들어왔다고 자부하는 ‘더게임스’ 마니아를 소개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순수한 게이머로 창간호 부터 지금까지 ‘더게임스’를 지켜본 독자가 있다면 그의 눈을 통해 우리 자신을 돌이켜 보고 싶었던 때문이다. 독자명단을 꺼내들고 찾아 나선 끝에 권기석씨(31)를 만날 수 있었다.

 

 # 더게임스에 대한 기대 커

 “‘더게임스’가 창간기념으로 주최한 ‘인텔배 커플전’을 통해 처음으로 신문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창간호부터 최신호까지 모두 빼놓지 않고 봐 왔죠”

 권씨는 지하철역 가판에서 신문을 구입해 낙성대역 근처인 직장에서 수유동 집까지 퇴근하면서 가는 길에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다 읽는 다고 한다.

그가 ‘더게임스’를 애독하게 된 것은 기존 게임 매체와 관점이 다르고 시의적절한 기사가 많았다고 보았기 때문.

 “기존 게임지는 프로게이머를 연예인으로만 보려는 경향이 있는데 ‘더게임스’는 스포츠 선수로 다뤄서 마음에 듭니다. 또 ‘WOW’ 총판 향배, MS와 세중 문제, X박스 라이브 문제 등 시의적절한 기사도 보기 좋았고요. 게이머들이 궁금했던 것에 대해 더게임스를 통해 80~90%는 해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또 ‘서지수에게 도전한다’ ‘고수에게 배운다’ 등 보다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기사도 유익한 코너였다고 꼽았다.

권씨는 더게임스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쓴 소리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최근 한 스포츠 신문이 ‘임요환 선수 한테서 널 값이 많이 나왔다’라는 기사를 다뤘는데 신선했습니다. 이같은 분석기사는 더 게임스에서 먼저 다뤘어야죠.” 가슴이 찔리는 지적이었다.

그는 이외에도 더게임스에 대해 ‘게임은 캐릭터 색감이 중요한데 살구색 용지의 컬러가 잘 안살아 난다’ ‘크로스리뷰마다 매번 게임의 장점, 단점 등이 늘 같은 소리다’ ‘오타가 눈에 띄게 많다’ ‘다른 매체와 비슷한 기사가 많다’ 등 전문가도 놀랄만큼 상세한 의견을 제시했다. 아마추어 게이머인 독자가 참여할 수 있는 코너가 별로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인터뷰를 통해 ‘더게임스’ 편집진의 고민거리는 더욱 늘어나 버렸다.

 

 # e스포츠도 마니아

“주위에서 ‘이제 게임할 나이는 지나지 않았냐’고 한마디씩 하곤 합니다. 하지만 게임에는 나이가 없다는 생각이예요. 신랑하고도 ‘50되도 게임기 붙들고 있을 것’이라고 서로 얘기하지요.”

권씨는 ‘더게임스’의 애독자이면서 진정한 e스포츠 마니아이기도 하다. 임요환 선수의 팬인 그는 일주일에 한번은 꼭 ‘스타크래프트’ 경기 관람을 위해 코엑스를 찾고 결승 때는 3년 연상인 남편과 함께 달려 가기도 한다.

그는 남편이 ‘스타’를 좋아해 임요환을 알게 됐고 게임도 좋아하게 됐는데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남편과 공통된 취미 생활을 해서 좋단다.

그는 게임을 직접 하는 것보다는 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스타크래프트’ 이외에도 ‘팡야’ ‘스페셜포스’ 등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너무 재미있다고. 물론 ‘카트라이더’ 등의 캐주얼 게임이나 ‘아이토이’ ‘철권’ 등의 플레이스테이션2용 게임은 직접 즐기기도 하는데 요즘에는 ‘미니고치’라는 휴대폰용 게임을 자주 한다고 한다.

사실 이정도만으로는 마니아라고 할 수 없는 법.

“게임은 일주일에 3~4시간 정도 밖에 안합니다. 하지만 온라인 활동과 경기 참관 등 게임과 관련해 보내는 시간은 하루에 3~4시간 정도는 될거예요.”

권씨는 온라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요환동, PGR, DC인사이트, 비타넷, 파이터포럼, 엔토이 등 대부분의 스타리그 관련 사이트에서는 거의 활동하고 있다고 보면 맞다. 그의 주 활동무대는 요환동 팬 중의 팬들이 모인 엔토이. 권씨는 임요환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틈틈이 치어플까지 만들기도 한다.

# e스포츠 소식 목말라

“스타리그 소식이 너무 적어요. 그리고 ‘워3’에 대한 관심은 아예 없는 것 같아요. 매체에서 마니아들을 위해 조금만이라도 배려해줬으면 해요.”

권씨는 매체에서 e스포츠 소식을 제대로 접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그는 개인적으로 임요환 선수의 스케줄을 일일이 작성하느라 시간을 소비한다고 하는데 경기나 이벤트 일정 등을 매체에서 접할 수 있으면 e스포츠 마니아들한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온게임넷에서 ‘스페셜포스’ 4강전을 방송하는데 이미 신문에서는 결승 결과가 기사화됐습니다. 긴장감이 떨어져 방송을 보는 재미가 반감돼 버리죠.”

권씨는 또 e스포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게임관련 방송과 신문이 따로 놀지 말고 서로 보조를 맞춰 줄 것도 주문했다.

 게임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간직한 권씨는 ‘더게임스’가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10년이 지난 후에도 e스포츠 마니아이면서 애독자로 여전히 남아 있을 것 같았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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