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세계 1위의 반도체를 만들고 기술 리더십을 갖는 가장 중요한 이유를 꼽으라면 직원들간의 평등성 때문일 겁니다.”
인텔에 15년이 넘도록 몸담고 있는 인텔코리아 김명찬 사장(49)은 인텔이 갖고 있는 최고의 무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막대한 자금력 등을 언급하기보다 직원 간의 평등주의를 통한 창의적인 의사소통이라고 답했다.
“인텔에서는 최고경영자인 크래이스배럿이나 한국지사의 평사원이나 일하는 공간의 크기는 똑같습니다. 지위고하, 인종, 지역에 상관없이 인텔은 평등성을 추구합니다.”
이러한 사고 방식은 사무실 배치뿐 아니라 인텔의 문화 전체로 퍼져있다. 인텔 본사의 주차장에 임원 전용이 따로 없다. 먼저 오는 사람이 좋은 공간을 차지하는 구조다. 단순하게 직장 생활의 측면에서만 이러한 평등 구조가 있는 게 아니다. 의견을 내고 의사결정하는 것도 평등성을 추구한다.
“평등하게 하는 이유는 직원들이 바로 창의적인 아이디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수평적 구조를 유지하면서 지위를 막론하고 다양하게 논쟁할 수 있는 환경을 유도합니다. 모두에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공평한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이를 기술 개발과 마케팅에 연결하게 한 것이 1등 자리를 유지해온 비결이라는 것이다.
인텔의 논쟁 문화는 집단 아이디어회의뿐 아니라 상사 간 ‘1대1 회의’에서도 나온다.
“현회장인 앤디그로브가 제안한 1대1 회의에서 직원들을 회사의 그 누구에게라도 대화할 수 있습니다. 신청자가 주제를 선정해 신청하면 이 주제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입니다.”
논쟁을 통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이것이 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면 될 뿐이지 나머지 요소들은 회사의 생존에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닌 셈이다.
인텔은 또 다른 특징 중에 하나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 문화다. 다양한 의사소통에서 얻어진 결과를 통해 회사의 의견이 결정되면 직원들은 모두 이 결정에 따라 움직인다. 결정 이후에도 논쟁이야 벌어지겠지만 실행은 실행대로 엄격하게 추진되는 구조를 갖춘 것이다. 이러한 문화는 대외적으로 오픈 스탠더드를 추구하고 파트너사와 상생하는 체계로 이어지고 있다고 고 김사장은 말했다.
“인텔이 벤처로 시작해 최고가 되었던 것처럼 국내 반도체 벤처 업체들도 코어 기술을 확보하고 성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기회가 좋은 나라입니다. 정보통인 인프라가 좋고 정부의 정책 의지도 강합니다. 테스트 베드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이 태어날 수 있습니다.”
김사장은 국내 벤처들은 남들이 다 하는 곳에 뛰어들기보다 인텔처럼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에서 집중하고 기술 변화 속에서 주도권을 잡으면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인텔은 어떤 회사>
인텔은 지난 68년에 반도체 메모리 제품 제조사로 설립됐으며, 71년 세계 첫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선보였다. 오늘날 인텔은 컴퓨터 아키텍처와 인터넷의 구성 요소인 칩, 보드, 시스템, 소프트웨어, 네트워킹 및 커뮤니케이션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본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으며 지난해 30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전세계에 8만4000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생산 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 86년 일본 업체들의 D램 시장 진출 이후, D램을 포기하고 PC용 CPU와 플래시메모리 등에 집중했으며 반도체 칩 하나에 집적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수가 1.5년에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을 지켜오고 있다.
창업자는 로버트노이스와 고든무어며 현재 앤디글로브가 회장을, 크래이그배럿이 최고경영자(CEO)로 근무하고 있다. 내년 5월에는 폴오텔리가가 신임 CEO로 승진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본사를 홍콩에 두고 마이크로프로세서, 플랫폼 및 통신 제품을 한국을 비롯한 호주, 홍콩, 인디아,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파키스탄, 필리핀, 중국, 싱가포르, 대만, 태국 및 베트남 등지에 공급하고 있다. 인텔코리아는 지난 89년 설립됐으며 국내 PC 제조업체들에게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공급하고 지원한다. 한국에는 디지털 홈 구현을 위한 연구 개발센터가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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