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신·제조분야 정보자산 구축 관문으로

 정보시스템의 효과적인 골격을 짜는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A)가 금융 부문에 이어 통신·제조 분야로 확산되면서 대단위 정보시스템 프로젝트의 필수적인 관문으로 자리잡고 있다.

 EA는 기업의 비즈니스·애플리케이션·데이터·기술 등의 구성요소를 분석, 시스템 간 상호 운용성 및 관계 등을 설계도처럼 묘사하는 정보관리 기법이다. 특히 EA는 그동안 새롭게 발생하는 비즈니스 요구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구성해 온 각종 정보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재편, 비즈니스와 전산정보 자원 간 유연한 융합을 꾀하기 위한 청사진으로 인식되고 있다.

 김성근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EA는 기업·기관 정보자산의 효과적인 구축과 활용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전사적인 작업”이라며 “해외 선진 사례처럼 CEO와 현업 실무자들의 책임있는 참여로 향후 활용방안에 대한 고민과 평가가 이뤄질 경우 국내 정보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코어뱅킹 등을 포함한 이른바 차세대 시스템 구축시 가장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이미 국민·신한·조흥은행 등은 최근 본격화하고 있는 차세대 프로젝트에 앞서 EA를 수립했고 농협도 지난달 액센추어를 컨설팅 사업자로 선정, 내년 5월까지 EA 수립에 나설 계획이다. 또 내년에 차세대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는 하나은행은 EA 수립을 위한 내부 검토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금융권에서 싹을 틔운 EA는 최근 통신·제조 등 금융기관의 정보시스템에 근접한 규모를 가진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미 SK텔레콤이 차세대마케팅(NGM)·전사자원관리(ERP) 등 대규모 IT 프로젝트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액센추어 컨소시엄을 전사 IT아키텍처(EITA)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했고 KTF도 EA 수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LG텔레콤이 날로 복잡해지는 정보자산의 효율적인 구축·관리를 위해 정보기술아키텍처(ITA) 도입을 추진, LG CNS-한국HP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또 대규모 통합 생산관리시스템(MES)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현대기아자동차도 최근 시스템 설계 및 표준화를 위한 컨설팅 사업자로 한국후지쯔-넥스젠테크놀러지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현대기아차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통합 MES 전략 수립 및 시스템 설계, 표준화 등에 나서 글로벌 비즈니스 요구에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EA가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액센츄어, IBM BCS, 투이컨설팅, 넥스젠테크놀러지 등 국내외 컨설팅 전문업체를 비롯해 시스템통합(SI)·솔루션 업체들도 이 시장을 겨냥한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관련 업계는 올해가 사실상 EA 도입기로 약 3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에 약 500억원 규모로 늘어나며 실질적인 확산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인석 액센츄어 상무는 “금융·통신 등 다양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가진 대기업을 중심으로 내년 IT 예산에 EA 부문을 별도로 책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향후 컨설팅 사업자 간 시장경쟁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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