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업계, 내수포화·환율폭락 따른 수출효과 감소 등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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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자동입출기(ATM)업계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권의 ATM 수요 포화로 가뜩이나 힘겨운 상태에서 환율 하락의 직격탄까지 맞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수출을 통해 버텨 왔지만 최근 들어 해외 수출효과가 둔화되면서 약발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는 금융IC카드의 기기 인식과정에서 발생한 칩 손상 원인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사업전략을 수립중인 노틸러스효성·LG엔시스·청호컴넷·FKM 등 ATM업계의 방향타 설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 현황=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ATM 시장(CD포함)은 약 7700대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약 1만5000대 규모를 보인 지난 2002, 2003년의 절반 수준으로 시장 포화에 따른 수요 축소의 단면을 보여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작년 대비 약 11% 증가를 예상하고 있는 LG엔시스를 제외하고 선두 업체인 노틸러스효성을 비롯한 청호컴넷 등의 올해 매출은 작년 대비 20∼30%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시장 전망은 약 1만대 규모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 역시 현재 기업 환경에 비춰볼 때 불투명한 실정이다.

 더욱이 대당 원가에도 못 미치는 공급단가와 가격 경쟁에 따른 생산성 악화 등으로 시장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다. 지난 9월 한국전자산업진흥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ATM 4개사의 평균 제조원가는 2086만원(VAT 제외)인 반면 시장 공급가는 대당 2000만원 미만으로 이에 못 미치고 있다.

 ◇IC카드 인식 장애 논란=금융IC 카드의 ATM 삽입시 발생하는 칩 손상 원인을 놓고 금융결제원이 지난달 11일부터 약 40일 동안 진행한 테스트 결과, 일부 ATM에서 장애가 두드러지면서 ATM업계와 카드 업계 간 공방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시중 ATM 4개사와 AMS·ICK·JDC·KBC·KDN 등 5개 카드 제조사의 제품을 대상으로 국제표준화기구(ISO) 규격에 따라 약 1000회씩 교차 삽입, 판독(리딩)하는 방식이 적용된 이번 테스트 결과를 놓고 ATM업계는 해외시장에서 무리없이 작동되는 기기가 국내 카드에 적용됐을 경우 장애가 발생한다는 점을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양측의 공방이 당분간 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차세대 전략 수립 부심=제조원가, 환율, 시장포화, 기기결함 논란 등 잇단 악재에 직면한 ATM업계 역시 어려운 시장여건을 돌파하기 위한 신년 사업전략을 구상중이지만 이른바 ‘킬러 솔루션’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이미 상당수 업체가 자동화기기관리시스템(ATMS)과 부가 서비스, ATM 아웃소싱 등 향후 도래할 신규 시장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현재 금융권의 행보는 그다지 빠르지 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결국 향후 사업에서는 틈새 전략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의 경우 특화된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신상품으로 새로운 고객수요를 창출하고 해외시장에서는 ‘브릭스(BRICs)’ 등 신시장으로 타깃을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ATMS 등 인프라 관리 서비스 등과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모델 발굴도 시장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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