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을 중심으로 외부 데이터센터를 이용한 전산센터와 재해복구시스템(DRS)의 아웃소싱이 잇따르면서 이 시장을 겨냥한 주요 시스템통합(SI) 사업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비즈니스는 1∼3년 간 수십∼수백억원의 고정 서비스 매출을 가져다 주는 이른바 ‘캐시카우’로 자리잡고 있으며 향후 IT 인프라와 인력, 서비스까지 포함한 토털 아웃소싱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교두보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각 SI업체는 데이터센터의 신설 및 확장, 업그레이드 등 인프라 확충과 함께 다양한 컨설팅 서비스 모델과 가격정책 등을 발굴하며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금융권, 아웃소싱의 문턱을 낮췄다=최근 들어 외국계 은행·보험사 등과 고강도 구조개선을 꾀하고 있는 증권사 등은 외부 데이터센터를 통한 전산 아웃소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물론 대형 은행이나 보험사 등의 주전산 체계 이관은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부분적인 데이터센터와 백업센터로 활용하기 위한 아웃소싱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에만 이미 외환은행·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신영증권·세종증권 등이 데이터센터 또는 DRS 아웃소싱을 결정했거나 추진중이다. 특히 신영증권은 한국HP와 향후 5년간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포함한 토털 아웃소싱 계약을 해,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삼성SDS·LG CNS·현대정보기술·SK C&C·한국IBM·한국HP 등 SI업체들은 향후 이들 금융권의 잠재수요에 대비한 서비스 차별화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대=현재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LG CNS와 현대정보기술. 지난 92년부터 5000평 규모의 인천센터를 비롯한 5개 센터를 가동중인 LG CNS는 지난 9월 중국 통합IT센터를 개소한 데 이어 올해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 약 1만5000평 규모의 IT센터용 부지를 확보,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현재 용인 마북리 소재의 약 8000평 규모의 데이터센터 확장 및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으며 BCP와 IT아웃소싱 시장을 겨냥, 향후 서울 인근에 용인센터와 비슷한 규모의 제2 메가센터를 세워 상호 백업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SK C&C도 금융권의 데이터센터와 백업센터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서울·분당·대전 센터에 이어 최근 일산에 2000평 규모의 제4센터 구축을 위한 건물 임차계약을 했다.
◇전망과 과제=SI업계의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은 인프라 임대 서비스에 따른 고정적인 매출이라는 평면적인 이유보다 향후 도래할 토털 아웃소싱 활성화기에 대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직까지는 심리적·경제적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지만 인수합병(M&A), 경기변동 등 내외부 요인에 노출된 금융기관들이 IT비용 효율화 방안으로서 토털 아웃소싱을 우선 순위에 둘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향후 사업자 간 경쟁은 보안·유지관리 등의 우수성을 내세운 단순 인프라 임대 서비스가 아니라 다양한 컨설팅 기능과 결합된 복합 서비스 제공력에서 우열이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양한 해외 준거(레퍼런스) 사이트와 서비스 모델을 확보한 IBM·HP 등 다국적 기업과 토종 SI업체 간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모그룹의 수요를 흡수하며 기반을 다져온 국내 SI업계에서도 금융권의 급변하는 비즈니스모델에 최적화된 서비스 체계를 구축,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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