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사교 게임이 뜬다

‘사교’ 게임의 조용한 반란이 시작됐다.

게임을 하면 정신없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만져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 옆을 돌아볼 틈도 없고 상대방 게이머는 이겨야할 대상일 뿐 일체 대화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컴퓨터를 바삐 조작하지 않고도 여유롭게 게임을 즐기면서 사교까지 할 수 있는 게임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올해 들어 스포츠게임의 열풍을 몰고 온 ‘팡야’나 ‘당신은골프왕’ 같은 골프 게임이 대표적인 사교 게임. 골프게임은 실제 골프가 그렇듯이 게임 진행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게이머들이 같이 홀을 돌면서 자연스럽게 채팅을 통해 대화를 나누게 된다. 골프게임의 인기가 상종가를 치면서 지난 11월 6일에는 386 국회의원인 열린우리당 김영춘 의원과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삼성동 메가스튜디오에서 열린 ‘팡야 세기의 대결 이벤트’에 참가해 장외경쟁을 벌이는 일까지 벌어졌다.

골프게임에 이어 최근에는 HNH의 ‘한쿠아’, 넷마블의 ‘낚시터’ 등 낚시 게임이 대표적인 사교게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NHN에 따르면 ‘한쿠아’는 현재 5000~6000명의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HNH의 게임포털인 한게임내에 개설된 길드 수만 약1000개에 이른다.

사교게임이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10대에 비해 순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20~30대 연령층의 게이머들에게 사람을 사귀는 여유와 함께 재미를 동시에 줄 수 있었던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쿠아의 경우에는 30대(32%), 25~29세(17.0%), 19~24세(16.6%)의 이용자가 65.6%로 절반을 훨씬 넘는다.

이와 관련, 한 ‘한쿠아’ 길드의 w9gfo라는 아이디의 이용자는 “게임 내 채팅 창이나 보트경주가 또 다른 만남과 사교의 장이 되고 있다”며 “오프라인모임을 통해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를 사귀고 어울려 노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또 ‘낚시터’의 수원인114라는 ID의 이용자는 게시판에 “조우님들과 비록 온라인 상이지만 인생이야기도 해가며 그런 모습에 즐거워하고 보람을 느껴 낚시를 한다”고 밝혔다.

사교게임은 이용자간 채팅이 많이 이뤄지다 보니 길드 활동과 이들의 오프라인 모임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쿠아의 경우, 길드원끼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채팅 시스템이 제공되기 때문에 길드별로 지정된 시간에 채팅하며 대화를 갖는 온라인 미팅이 이뤄지고 있고 오프라인으로도 주 혹은 월 단위로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 ‘한쿠아무료교본길드’ ‘힛 앤 겟 길드’ 등의 길드는 무료로 교본을 배포하는 등 게임과 관련한 정보 교환으로 인기를 보으고 있다.

게임 하면 일반적으로 중독증 등 부정적인 측면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교게임은 대인관계를 개선시켜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다주고 있다.

한게임에 따르면 한 50대 가정주부가 심한 우울증으로 고생하다 친구의 권유로 ‘한쿠아’를 시작하게 됐고 적극적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하다 보니 병원에서도 못 고친 심한 우울증을 극복했다고 한다.◇한쿠아=전세계의 강·호수·바다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물고기를 잡아 자신이 꾸민 독특한 수조에 넣어 키우거나 수조전시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3D 낚시게임. 매트릭스 엔진을 적용해 각 어장 및 바닷가 풍경을 풀 3D로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또 독도를 포함한 국내 팔도 어장과 하와이·브라질·발리·남극 등 전 세계 43개 어장에서 금붕어·열대어·바다거북·돌고래까지 40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어종을 확보하고 있다

간단한 마우스 조작만으로 낚시의 손맛과 스릴을 느낄 수 있으며 경험치와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갈 수 있는 지역과 잡을 수 있는 어종이 많아지도록 하는 등 RPG 요소를 부여해 게임의 몰입도를 높였다.

◇낚시터=우리나라 고유의 정통낚시인 민물대낚시를 주제로 한 낚시게임. 낚시대와 찌를 포함한 낚시 채비로 우리에게 친근한 붕어, 잉어 등 우리나라 저수지, 호수 및 하천에 서식하는 여러 가지 물고기를 낚을 수 있다.

전문 낚시인에게는 실제와 유사한 분위기에서 낚시를 즐기고 낚시대회 참가를 통해 적당한 긴장과 낚시 성과에 따른 성취감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초보자이 게임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낚시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했다.

홀로 낚시를 즐길 수도 있으며 채팅 및 메신저 기능을 통해 조우(낚시 친구) 들과 함께 정보를 주고 받거나 그날의 낚시 환경에 대해 토의해가며 낚시를 즐길 수도 있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