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시장 지각변동 앞두고 자리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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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구조조정과 이에 이은 지각변동을 앞두고 몸싸움이 치열하다.

 주요 사업자들은 두루넷 매각, 파워콤 소매업진출,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정 등 대형 변수를 앞둔 내년 시장의 사업계획을 쉽게 마련하지 못하는 대신 기존가입자 붙들기와 그간 뒤처진 시장 발들이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후발사업자들은 내년 두루넷 매각이후 후폭풍에 대비해 영업력을 강화,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시장 자리다툼 치열=데이콤은 아파트 통신실까지 광 케이블이 들어오는 광랜 서비스로 KT와 하나로가 xDSL로 선점한 아파트단지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데이콤은 특히 100Mbps급 인터넷을 약정할인 없이도 월 3만3000원 수준으로 제공해 가격경쟁력을 앞세웠다. 반면 KT는 케이블 인터넷에 뒤처진 주택밀집지역 투자를 내년에 추진한다. 이른바 전주벽면형DSL은 50Mbps급으로 전신주를 활용, 그간 소홀히 해왔던 주택가 진입이 용이한 서비스다. 두루넷 향방에 따라 강력한 후폭풍을 맞을 드림라인과 온세통신은 초고속인터넷 영업을 강화하면서 발을 깊숙히 들이고 있다. 온세통신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샤크 광고를 재개하고 경품을 거는 등 법정관리 이후 두루넷과 같은 전략으로 가입자 모집에 나섰다. 부가서비스인 샤크아이를 출시하는 등 서비스 내실도 갖췄다. 드림라인도 전용회선에만 주력하던 데서 올해 말까지는 그간 소홀히 해온 초고속인터넷 영업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큰 폭의 구조조정을 앞두고 드러나는 자리잡기 경쟁”이라며 “특히 후발사업자의 경우 생존전략에서 나아가 가입자 자산가치 올리기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KT와 신규 시장을 양분하다시피 해온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도 내년 상반기 총가입자 100만 돌파와 두자릿수 점유율 확보를 앞둬 경쟁을 달굴 전망이다.

 ◇두루넷이 최대변수=결국 두루넷의 향방이 최대변수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경쟁정도가 달라지기 때문. 데이콤으로 갈 경우 파워콤망 의존도가 100%에 육박하는 온세통신은 경쟁상황이 극도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드림라인의 경우 SO망 비중이 높지만 3개 사업자+SO의 경쟁 과열이 예상돼 자리매김이 고민거리다. 시장점유율이 미미하고 가입자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경우 큰 폭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아예 시장구도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주요 사업자들도 두루넷 향방에 따라 경쟁국면이 크게 달라지고, 특히 파워콤 소매업 진출의 성패가 달려 있기 때문에 일단 가입자 지키기와 불안요소에 발 걸쳐 놓기를 병행하는 전략을 세웠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두루넷 인수를 준비하면서 일단 가입자 늘리기보다는 전화서비스, 부가서비스로 번들링 효과를 높이고 고객당 가치를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민하는 KT=1위 사업자(점유율 51%)로 입지가 확고한 KT도 고민이 만만치 않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기간통신 역무 지정으로 추가될 규제가 최대 걱정거리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될 경우 요금을 변경할 때 허가를 받거나 망개방을 추가해야 하는 등 정부의 규제강화가 예상된다. KT관계자는 “단순히 시장점유율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경쟁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지배적사업자 지정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KT 측은 “두루넷 향방에 따라 각기 다른 시나리오를 짜야 하겠지만 최대한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고 50Mbps급 롱리치VDSL과 같은 서비스 차별화로 프리미엄 가입자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