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21](37)`전자 코`의 원리

 인간이 냄새를 맡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휘발성 냄새 미립자가 콧속 점막에 위치한 일종의 냄새 센서인 후각 상피세포를 자극하면, 그 세포 속의 1000여 개에 달하는 수용체가 각각의 냄새를 감별하고, 이를 뇌의 중추신경에 전달 해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은 고작 1000여 개의 수용체로 1만 가지의 냄새를 인지한다. 그만큼 복잡한 반응체계를 갖고 있다는 뜻이며, 어떤 종류의 냄새 분자가 정확하게 어느 수용체에 반응하는지 조차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후각의 신비가 아직 다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인간이나 동물의 코를 모방한 ‘전자 코 시스템’은 이미 국내·외에서 개발 돼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전자 코’는 전류가 흐르는 센서에 특정 냄새분자가 닿을 때 전기저항이 변화하는 성질을 이용하거나, 냄새 분자와 결합하면 색이 변하는 특정 물질을 센서로 이용하는 방식 등을 사용한다.

 전자 코의 수준이 아직 인간의 코를 대체할 정도는 아니지만, 오히려 더 나은 장점도 있다. 일산화탄소나 유독가스처럼 사람이 맡을 수 없거나 인체에 큰 해를 끼치는 물질의 냄새도 감지할 수 있고, 인간의 코처럼 냄새에 쉽게 피곤해져서 연속적으로는 냄새 감별을 하지 못하는 단점도 없다.

 최근의 전자 코는 햅쌀과 묵은 쌀을 감별하고, 중국산 인삼을 국산 인삼과 정확히 구분하는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앞으로 전자 코가 더욱 발전하게 되면 각종 식품의 원산지나 유효기간 경과 여부, 유해성 등을 판별하기 위해 전자 코를 휴대하고 장을 보러 가는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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