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시장 구조조정 본격화 되나](4)정통부의 정책 의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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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사업자가 3개로 줄어든 무선시장에 비해 유선시장의 구조조정은 시도에만 그쳤다. 초고속 인터넷시장은 복잡한 경쟁구도로 인해 시장확대와 네트워크 진화를 위한 경쟁구도를 끌어내기 어렵다. 여기에 가입자망을 갖춘 파워콤까지 진입을 선언했다. KT가 95%를 점유한 시내전화 시장은 경쟁 자체를 찾아보기 어렵다.

유무선 통합, 통신방송융합 신서비스 정책을 통해 IT제조업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정통부 입장에선 얽힌 실타래부터 먼저 풀어야 한다. 오규석 하나로텔레콤 전무는 “KT, 하나로 뿐만 아니라 SO, 두루넷 등 여러 사업자가 복잡한 경쟁구도를 가진 지금과 같은 시장구조에서는 수익성 확보는 물론 망투자도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마리인 두루넷 매각을 놓고 정통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당장 없다. 민간업체들의 인수합병에 정부가 뭐라 언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원과 채권단의 요청시 정책 당국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지만 참고 수준이다.

그래도 시장은 정통부의 입을 바라본다. 구조조정에 대한 정책 의지다. 두루넷의 향방과 유무선통합, 통방융합 규제가 곧 통신시장의 경쟁구도를 가름하고 향후 통신시장의 성장축을 형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LG가 먼저 치고 나왔다. 데이콤은 정통부 IT839 정책의 핵심인 와이브로 사업권 포기를 선언하면서까지 두루넷 인수에 의욕을 보였다. 이어 소매업 진출이 허용되지 않은 파워콤의 가정대상 인터넷, 전화, 방송 사업진출을 선언했다. 가입자망, 백본망을 가지고 KT와 네트워크 경쟁을 하는 뉴KT전략도 흘러나왔다.

‘과잉 의욕’이라는 지적까지 받았지만 1일 두루넷 인수를 전제로 한 초고속인터넷사업 전략까지 내놓았다. “카드를 뽑았으니 성의를 보여달라”는 게 정부에 대한 LG의 요구다.

파워콤 소매업 진출엔 파워콤의 민영화 여부 판단, 필수설비 지정과 같은 정통부의 정책 판단이 중요하다. 나아가 데이콤-파워콤 합병 시도시 산자부를 설득하는 역할도 예정된 주문이다.

결국 ‘뉴KT 청사진’을 정통부가 정책 목표로 선택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정통부가 LG에게 통신시장 제 3의 세력 역할을 맡겼던 만큼 데이콤의 움직임에 정통부가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자유치 방안, 파워콤과의 합병비용 등 문제가 남아 있지만 적어도 정책적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나로 역시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방송융합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진화와 투자-수익 선순환 구조를 위해선 빨리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계속 냈다. 특히 자금면에서 유리한 하나로가 구조조정의 축이 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거리를 뒀지만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지배적사업자 지정, 유무선 통합을 전제로 한 제도 정비, 3강 유도 정책 등에 영향을 받을 KT와 SK텔레콤도 두루넷 매각 방정식의 주요 변수여서 정통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결국 정부가 이를 염두에 둔 정책방향을 내세우면 사업자들이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구조조정에 빠르게 돌입할 전망이다.

이에 정통부는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인위적인 조정은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렇지만 통신사업자가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IT839전략과도 맞물려 정통부도 마냥 침묵할 수는 없다. 진대제 장관이 두루넷 법정관리인에 직접 매각절차 시행을 요청한 것은 이러한 상황 변화를 확인해준다.

정통부 한 관계자는 “실마리를 풀기 위해 구조조정을 감안하고 융합시장의 도래를 준비하는 경쟁정책을 고민중”이라고 말해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정책 의지를 밝힐 것임을 시사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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