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2000억달러 돌파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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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8대 무역대국을 향해 나간다.’

지난 48년부터 본격화된 우리나라의 수출규모가 이번 주말 2000억 달러 고지에 올라선다.

64년 1억달러를 넘은 지 꼭 40년만에 2000배의 성장을 보인 셈이다. 2000억달러 수출은 40년간 날로 격화된 무역환경, 첨단기술없이는 경쟁할 수 없는 치열한 기술경쟁 상황 속에서 맞이한 것이어서 더욱 빛난다. 디지털 네트워크 경제시대가 도래하면서 지식 및 기술혁명이 가속화되고 환경친화적인 산업구조로의 전환과 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중국이 세계 경제와 무역의 중심으로 무섭게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무역기구(WTO)와 도하개발어젠다(DDA) 등 다자주의 경제협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통상마찰 및 지역경제 블록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6년후인 2010년에 수출 3800억달러, 수입 3700억달러, 총교역액 7500억달러의 세계 8대 무역대국 진입을 꿈꾸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경제성장률 5% 수준 유지 △물가상승률 3% △환율 2% 절상 △인구증가율 0.5% △수출의존도 상승 등의 난관극복을 위해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수출 2000억달러에 이르기까지= 수출 2000억 달러 달성은 수출 규모의 양적인 팽창보다도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수출 품목이 급격히 전환된 무역구조의 질적 변화의 뒷심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존 자원없이 오직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각오속에 수출 드라이브를 통해 해방후 반세기 수출 역사를 통해 당당히 수출 대국으로 발돋움한 저력을 보여 준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직물과 어패류가 주력 수출품목이던 지난 64년 1억달러 돌파로 첫 이정표를 세운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질주, 지금은 반도체·자동차 등 첨단 산업 중심의 세계 12위 수출국으로 급성장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40년간 우리나라 수출은 2000배로 늘어나며 연 평균 증가율이 21%로 세계 20대 수출대국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수출 순위도 64년 83위에서 지난해 12위로 세계적으로도 보기드문 가파른 성장을 지속하며 세계 시장점유율도 0.07%에서 지난해에는 2.6%로 확대됐다.

수출상품수는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한 64년의 142개에서 어느 새 8212개로 늘어났고 수출상대국도 41개국에서 230개국으로 늘어났다. 무역업체 역시 600여개에서 9만5000여개로 1600배나 증가했다.

◇2000억 역사는 수출품 고도화의 역사= 64년 직물류·금속광·어패류이던 3대 수출품목이 올해는 반도체·무선통신기기·자동차로 바뀌면서 우리나라의 수출은 노동집약적 상품 위주에서 기술집약적 첨단제품 위주로 수출상품 구조가 질적으로 고도화됐다.

70년대의 적극적인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따라 80년대부터는 중화학제품 수출이 늘기 시작했고 95년에는 반도체·자동차·선박 등이 상위 1∼3위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무선통신기기의 수출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 자동차를 제치고 반도체에 이어 수출 2위 상품이 됐다.

이를 증명하듯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디지털전자산업 부문의 비중도 90년대 들어서면서 30% 대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2000년 들어 수출은 1723억 달러를 기록했고 이중 디지털전자산업은 38.6%까지 확대됐다. 지난해에도 전체 1938억 달러 중 747억 달러(38.5%)를 디지털전자산업이 차지했다.

◇올연말 2450억달러 예상= 올해에는 2450억 달러(전망)중 40.9%인 1002억 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 벽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질적 성장이야말로 경제와 수출을 동시에 급신장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출은 지난 90년대말 외환위기를 극복한 주역이기도 하다.

정부수립후 지난 97년까지 누적 무역수지는 898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같은 적자 누적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경제위기로 연결됐다. 그러나 98년부터 2002년까지 지속된 강도 높은 수출 드라이브 정책은 무역수지를 흑자로 반전시키며 외환 보유고를 크게 늘렸으며 이후 우리나라는 정부수립 이후 누적 무역수지에서도 407억92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게 됐다.

산자부 관계자는 “8대 무역대국을 이루기 위해서는 각종 여건이 유지되야 하는 것은 물론 특정품목에 대한 수출의존도 해소, 일류상품의 지속적 개발, 지식서비스 수출 확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확대 등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etnews.co.kr

◇10대 수출 품목

현재 우리나라 수출 산업을 주도하는 것은 단연 반도체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95억달러로 10대 수출 품목 중에서도 비중(10%)이 가장 높다. 이는 올 들어서도 마찬가지로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10대 품목 수출액 1640억달러 중 반도체의 비중(173억달러·10.5%)은 여전히 최상위다.

무선통신기기 또한 효자 종목 중 하나다.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무선통신기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 1∼8월 무선통신기기 수출액은 166억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컴퓨터·선박 등도 이미 지난 8월에 수출액 100억달러를 넘어서며 ‘수출 2000억달러 시대’ 개막에 일조했다. 특히 자동차는 1∼8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7.3% 증가하는 등 IT 품목과 함께 우리나라 수출 산업의 주력 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이밖에 석유제품·철강판·합성수지·영상기기·자동차부품 등도 올 들어 지난해에 비해 많게는 50%까지 수출액이 늘어나는 등 10대 수출 품목 총 수출액은 8월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8%나 증가했다.

◇연대별 주력 상품의 변화

우리나라의 수출산업은 60년대 ‘수출제일주의’에 힘입어 급성장했지만 당시 수출 품목은 어패류·합판 등에 국한됐다. 이러한 편중 현상은 70년대 이후 의류·선박 등으로 수출 품목이 다양화되면서 해소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수출 규모 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수출 산업은 90년대 들어 반도체와 자동차가 전면에 부상하면서 또 한번의 발전을 이뤘다. 지난 95년 반도체는 수출액 176억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액 중 가장 큰 14%를 차지했다. 자동차도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7%(84억달러)로 늘어났다.

이후 2000년대 들어서는 반도체에 무선통신기기·컴퓨터까지 더해지면서 IT업종이 수출 주력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수출 품목은 다양하게 변화했지만 미국·일본·홍콩 중심의 수출대상국은 90년대 들어서야 새로운 변화를 보였다. 90년대 이후 주요 수출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은 올 들어서는 지난 8월 현재 321억달러(19.6%) 수출액이 발생한 최대 수출대상 국가로 떠올랐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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