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가 제품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유지보수관리를 제공하는 ‘SIS98’ 프로그램을 연간 단위의 재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넷’ 프로그램으로 변경, 내년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번 일정액의 유지보수 비용을 지불하고 장비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서비스를 받아온 고객들의 비용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그동안 유지보수 사업을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려온 시스코 파트너사들도 시스코가 직접 유지보수 사업에 나서게 됨에 따라 기업 경영에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시스코는 그동안 파트너사를 통해 가동해온 ‘SIS98(Systems Integrator Support Exhibit 98)’ 유지보수 프로그램을 직접 컨트롤하는 ‘스마트넷’ 프로그램으로 내년부터 변경키로 하고, 최근 이를 파트너사들에게 통보했다. 시스코는 그러나 자사의 디스트리뷰터를 통해 제품을 공급받을 경우 ‘스마트넷‘ 프로그램을 지난 8월부터 적용, 사실상 새 프로그램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SIS98 프로그램은 ‘라이프타임 워런티(Lifetime Warranty)’, 즉 제품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고객들에게 유지보수 등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 서비스 요금은 품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하이엔드제품의 경우 제품가의 평균 12.5% 정도, 로엔드 제품은 7.5∼8%의 요금을 제품 구입시, 한 번만 내면 됐다. 이 비용은 파트너사들이 처리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 시스코가 직접 처리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부과하는 요금이다. 다만, 사소한 문제할 경우 시스템통합(SI)업체와 같은 제품 공급사들과 고객이 별도의 계약을 통해 소정의 요금(연간 약 6%)만을 지불해 왔다.
하지만 스마트넷으로 프로그램이 바뀌면 유지보수 서비스를 시스코가 직접 지원하면서 연간 단위의 재계약을 통해 야간의 차이는 있을수 있지만 장비가의 평균 10% 정도를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하이엔드 제품군에 속하는 라우터7500의 경우, 보통 10년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고객 입장에서 지금까지는 장비가격의 12.5%의 요금만 내면 됐지만, 앞으로는 10년 기준으로 87.5%의 추가 비용 발생이 뒤따르는 셈이다.또 현실적으로도 시스코의 직접 서비스가 지금까지 SI업체들이 담당했던 유지·보수 부분 전체를 커버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시스코의 정책 변화에 따라 파트너사들은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소위 ‘돈이 되는’ 유지보수 시장을 시스코가 직접 챙기면서, 안정적인 주요 수입원이었던 유지·보수 비용에 대한 수익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라이프타임 워런티’에 익숙해져 있던 고객들이 시스코의 정책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 경우, 파트너들이 기존의 관행대로 일정 부분의 ‘라이프타임 워런티’를 보장하는 식의 비용부담이 뒤따를 수도 있다.이에 따라, 파트너들은 수익원을 상실하는 동시에, 추가 비용부담 발생이 불가피해 이들의 거센 반발도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스코의 파트너사인 A사의 사장은 “시스코의 국내 시장 지배력이 절대적인 현 상황에서 파트너사들은 항상 ‘을’의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다”며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횡포에 가까운 시스코의 정책 변화를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파트너사인 B사도 시스코의 정책 변화에 대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정책이 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정책 변화가 자칫 네트워크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파트너 조직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시스코의 입지를 약화시키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우려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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