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티를 받는 PC방’ ‘조립PC를 사용하지 않는 PC방’ ‘시설비의 절반을 인테리어에 투입하는 PC방’
현재 국내 PC방 시장에서 발군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존앤존’ 얘기다. 이 PC방의 프랜차이즈 운영업체는 퍼스트에이엔티다. 이 회사 백호근 사장(37)은 ‘제대로 된 PC방 한번 만들어 보자’는 욕심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백 사장은 잘 나가던 영업맨 출신이다. 대학(숭실대 전산) 졸업 후 동아출판사 멀티미디어사업부에 입사한 백 사장은 생활영어 CD타이틀 등을 팔았다. “오성식 생활영어 등 각종 CD타이틀 재고품을 차에 가득 싣고 전국을 돌아다녔습니다. 물론 회사로 돌아올 때는 늘 빈차였죠.” 특유의 배포와 노력으로 영업에 뛰어든 지 두 달 만에 이 회사 매출의 70%를 혼자 해냈다.
이후 싱가포르계 컴퓨터업체인 한국IPC에 스카웃 돼 ‘일체형 PC’를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코스닥 업체인 ED에서 행망PC 영업을 끝으로 셀러리맨 생활을 마감한 백 사장은 2002년 여름 PC방 프랜차이즈 업체인 지금의 퍼스트에이엔티를 창업한다. “프랜차이즈 업체를 하려고는 했지만 PC방은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는 분야가 컴퓨터쪽인 만큼 용기를 내 시도하게 됐죠.”
국내 PC방 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하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줄도산하며 폐업이 잇따르던 순간에도 존앤존의 순항은 멈추지 않았다. 창업 2년여만에 100여 개의 가맹점을 유치한 퍼스트에이엔티는 지금도 매월 7∼8곳의 신규점을 개설하고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의 확장세다.
“설문조사 결과, 예비 창업 점주들이 가장 신경쓰는 것이 ‘인테리어’더군요. 이에 PC방에 인테리어 개념을 도입, 입구를 호텔로비처럼 꾸몄습니다. PC도 브랜드PC로 갖췄습니다.” 존앤존은 부설 인테리어연구소를 둘 정도로 실내 디자인에 공을 들인다. PC 역시 조립이 아닌 삼보컴퓨터에서 전량 납품받고 있다. “PC당 로열티(5000원)를 받는 업체는 존앤존이 유일합니다. 그만큼 본사 차원의 지원도 뭔가 달라야겠지요.”
복마전 수준의 국내 PC방 프랜차이즈 시장에 대해 백 사장은 “끝없이 가맹점을 늘려야만 겨우 유지 되는 구조적 모순에 발목이 잡힌 꼴”이라고 진단했다. “PC방내 식음료 물류, 전용 쇼핑몰 운영, 리모델링 등을 통해 수익모델을 다각화시킬 것입니다.” 백 사장의 처방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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