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업에도 불황 `그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3년도 방송사업자 경영현황

방송사업자들도 불경기 한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방송위원회가 내부 정책수립을 위해 비공개로 작성한 ‘2003년도 방송사업자별 경영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방송사업자의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지상파, 종합유선방송(SO), 위성방송·방송채널사용(PP) 등을 가릴 것 없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방송사의 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24.3%나 감소했다. SO의 평균 매출액은 32.5%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67% 감소했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도 매출액이 861억원(135.5%) 증가했지만, 당기순손실이 1688억원에 달해 납입자본금 3786억원의 78.5%인 2970억원의 누적손실이 발생했다. PP 역시 홈쇼핑 5개사의 매출 부진으로 인해 50%나 감소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지속된 경기 침체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전반적인 감소세 속에 지상파의 시장점유율이 점차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케이블방송사업자의 점유율은 상승했다.

 ◇지상파방송사=지상파방송사의 지난해 평균 자산은 전년 대비 4.5% 증가, 평균 부채 13.3% 감소, 평균자본 1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경영 상태는 양호한 셈이다. 2001년 이후 매출액 및 당기순이익의 규모는 증가 추세이며, 2002년에는 월드컵 특수·대선·광고단가 상승 등으로 인한 광고수입의 증가(전년대비 22% 증가)로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광고 수입이 2.9%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도 줄어들었다.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수익 중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77.5%였고 광고수익의 감소(829억원)가 전체 매출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상파방송사들은 그나마 2001년에 비해 성장세를 유지한 것에 만족했다.

 ◇SO=복수SO(MSO)가 증가하면서 사업자 별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지속적인 매출증대와 비용절감을 통해 누적 잉여금이 있는 SO가 있는 반면, 일부 SO는 누적 적자로 자본까지 잠식했다.

 전년대비 평균매출액은 1차 SO가 19.0%, 2차 SO가 37.2%, 3차 SO가 37.2%, 4차 SO가 499.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차 SO 흑자 지속, 2차 SO 적자 전환, 3차 SO 흑자 전환, 4차 SO는 적자폭 증대로 나타났다. 2차 SO가 매출액 증가에도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것은 영업외비용이 전년대비 254.5% 증가했기 때문이다.

 매출액 구성은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수신료 비중이 가장 높고, 홈쇼핑송출수수료와 인터넷관련수익이 다음 순으로 조사됐다. 홈쇼핑 송출 수수료와 인터넷 관련 수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했지만 광고 수익의 비중은 감소했다.

 ◇위성방송=전년에 비해 매출액은 861억원(135.5%) 증가했으나, 영업비용의 증가액이 1281억원에 달해 전체적으로 손실이 발생했다. 시장 진입 초기 상태지만 수입에 비해 지출의 규모가 지나치게 컸기 때문이다. 특히 판매수수료 434억원, 판매촉진비 434억원, 광고선전비 159억원 등 판매증진을 위한 비용이 1027억원에 달해 초기 시장진입을 위한 영업비 투자가 과중했다.

 ◇PP=PP는 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그 규모가 다양해 매출액이 10억원 미만인 PP가 총 57개(42.2%)로 경영상태가 영세한 PP가 많고, 100억원을 초과하는 PP가 28개사로 PP별 매출액 격차가 매우 컸다. 전년대비 평균자산은 4.5% 증가, 부채는 0.2% 감소, 자본은 9.0% 증가해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자본잠식 PP는 17개사로 전년도 16개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46% 증가했는데 홈쇼핑 5개사는 경기불황에 따른 매출부진으로 오히려 27.2% 감소했다. 나머지 PP사는 적자(평균 4억2000만원 당기순손실)에서 흑자로(평균 3700만원의 당기순이익)로 호전됐다. 135개 PP 중 지난해 흑자인 사업자는 56개사(41%)로 전년도 45개사(35%)에 비해 약간 증가했으나 여전히 적자인 사업자가 79개사에 달해 59%의 PP가 당기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당기순이익 10억원 이상인 사업자수는 17개사에 불과했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