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PU, 일부 제품값 되레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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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텔코리아가 지난 22일 전 기종에대해 일제 가격인하를 단행한 이후 일부 기종의 소비자 가격이 1주 만에 2만원 이상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 고르게 나타나 그레이 제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이에 따라 비슷한 사양의 다른 기종도 상승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떤 기종이 모자라나=대표적인 것이 인텔 펜티엄4 3.0㎓ C 기종이다. 현재 일부 대리점만이 소규모 물량을 확보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가격인하 시점 이전에 재고를 처분한 상태여서 대단위 물량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만 해도 소비자 구입가 기준으로 28만원 하던 이 모델은 가격인하를 3일 앞둔 19일 23만5000원으로 뚝 떨어졌으나 20일 이후부터는 꾸준히 오르기 시작해 지난 26일에는 25만6000원으로 불과 1주일 사이에 2만원이 올랐다.

 ◇왜 오르나=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인텔의 가격인하가 수요를 부채질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지만, 프레스콧에 비해 절대적으로 3.0㎓C의 공급량이 모자랐던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의 PC경기가 장기 불황으로 이어지면서 PC 제조업체 및 조립PC 업체들이 재고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던 상황에서 3.0㎓C의 가격이 대폭 인하되자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 가격상승이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향후 전망=인텔이 가격인하를 단행하면서 3.0㎓C의 가격을 2.8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 놓아 수요 자체는 3.0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뜻하던 대로 시장의 주력기종을 2.8에서 3.0으로 한 단계 올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이며, 아시아 전역에서 비슷한 상황이어서 당분간은 3.0의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오름세가 계속 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국내의 PC경기가 워낙 침체돼 있는 데다 새학기 개학과 더불어 기대했던 특수마저도 없고, 더욱이 가격 상승과 함께 시세 차익을 노려 재고를 비축했던 유통업체들이 서서히 물량을 풀기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CPU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텔 CPU값이 불과 1주 만에 2만원 씩이나 오르기는 몇 년 만에 처음”이라며 “PC 업계는 비수기인데 CPU 가격이 공급부족으로 오른다는 것은 인텔이 각 기종별 수요예측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영하기자@전자신문, yh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