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수출효자품목이었던 첨단 노트북PC마저 제조업 공동화의 주역으로 전락했다.
2003년 누계로 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던 컴퓨터 무역수지가 지난 1월 적자로 반전되더니 5월 적자누계치로 무려 1억1470만달러를 기록했다. 주범은 수출 주력품목이자 흑자 기조를 유지하던 효자 상품이었던 노트북 PC.
올해 5월 노트북 수출은 25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1억670만달러에 비해 무려 76.7%가 감소했다. 지난해 7월을 기점으로 하강 국면에 접어들더니 올 초 월별 수출액이 3000만달러를 간신히 유지하는 데 그쳤다. 4, 5월에는 아예 2000만달러대로 주저앉았다. 5월 누적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58.2% 감소한 1억8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 5월까지의 전체 노트북 PC 수출액이 지난해 2개월치 수출 실적보다 크게 못 미친다. 이에 따라 노트북 PC 무역수지는 300만달러의 적자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겼다. 이 같은 수치는 IITA 정보조사분석팀이 한국관세무역연구원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나왔다.
지난해 노트북 PC의 흑자총액은 7억5400만달러에 이른다. 이는 컴퓨터 부문 전체 흑자 규모인 3억9900만달러보다 2배 가까운 수치로 데스크탑 PC나 서버에서 발생하고 있는 적자를 노트북 PC가 보전해왔다.
세계 PC시장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노트북 PC가 이렇게 곤두박질 친 것은 삼성, LG, 삼보 등 국내 노트북 PC제조업체가 중국쪽으로 현지 생산체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인건비가 싼 중국 등지에서 OEM, ODM 물량을 생산한 뒤 바로 해외로 수출하는 전략을 구사, 국내 PC생산기반이 붕괴되면서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노트북도 대부분 중국이나 대만에서 OEM을 거쳐 역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려한다. 궁극적으로 국내 PC시장 붕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PC관련 산업이 국내 IT산업의 오늘을 있게 한 원동력임을 감안할 때 현재의 기반 붕괴는 단순한 무역수지 적자를 떠나 국내 IT 산업의 모태를 흔들 수 있으며, 장기적인 내수침체를 가져 올 수 있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정보조사분석팀 홍승표 연구원은 노트북 PC 시장 붕괴현상에 대해 “기업의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이고 수입을 늘리는 계기가 되겠지만 설비투자 감소, 고용 불안 등을 야기시켜 결국 내수 경기 침체를 부채질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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