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가 올들어 국가 최고의 연구단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낙하산 인사 내정 및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비방성 투서와 음해 소문 등에 시달리고 있다.
12일 과학기술계 및 출연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기관장 선정을 앞둔 대덕연구단지에 올초부터 각종 투서가 쏟아지면서 국가 R&D를 책임지고 있는 일부 출연연의 대외활동에 영향을 줄 정도로 단지를 흔들어 놓고 있다.
이와관련 혼란스런 연구단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과학기술계 일각에서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스스로 제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내고 있는 실정이다.
◇낙하산 인사 내정설 유포=현재 공모 마감이 끝나지도 않은 대덕연구단지 관리본부 이사장에 A후보가 내정됐다는 설과 함께 그의 비리의혹을 제기한 투서로 인해 관리본부 측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주 익명의 인물이 관리본부 직원이라며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과 산하 지부에 우송한 유력후보 A씨에 대한 문건에 따르면 ‘모 권력 실세가 밀고 있다’는 등 정치권의 연분설과 각종 비리에 연루된 상세한 내용의 의혹을 제기해 놓고 있다.
과기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용의 구체성으로 볼 때 투서자가 해당인사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며 “투서 내용의 진위를 가려 해당 인사가 공모에 응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출연연 감사 인사 구설수=이와 함께 최근 정부 출연연구기관과 지원기관 등의 감사직 낙하산 인사가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감사 발령을 시작으로 한전원자력연료와 한국과학재단, 조폐공사 등 4개 기관의 감사가 줄줄이 정치권을 배경으로 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또 다음 달 10일 선발할 예정인 항공우주연구원 감사직 역시 “이미 정치권 연계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정됐다”는 설이 그럴 듯하게 유포되고 있어 항우연 측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가 R&D를 관리하는 B기관장이 내부인으로 알려진 직원 투서로 인해 감사원 감사까지 받는 등 이미지에 타격을 입어 대외적인 활동을 기피하는 등 기관활동에 영향을 받을 정도다.
항우연 관계자는 “감사후보로는 단 1명만이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천도 병행하고 있어 경쟁률을 알 수 없지만 이달 말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 발목잡기’ 대안없나=출연연 관계자들은 우선 투명한 경영과 인선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남이 잘되면 배아파하는’ 과학기술계의 후진적인 인식을 전환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공멸하고 말 것이라는 것이 뜻있는 과학기술계 인사들의 입장이다.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도 이에 대해 원자력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과학기술계가 스스로 남을 비방하고 발목을 잡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며 “발목잡는 인물과 비방의 대상이 된 인물 모두를 인사에서 완전히 배제시키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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