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상반기 IT시장 결산](7)소프트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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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상반기 국내 소프트웨어(SW) 시장은 전체적으로 기업들의 경기침체와 실적부진으로 침체된 시장국면을 보였다. 새로운 운용체계로 관심을 모으며 SW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리눅스도 당초 예상과는 달리 공공기관의 투자가 미뤄지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반면 상반기 SW수출은 고성장세를 지속하며 전체 SW 시장규모를 키워놓았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와 업계가 목표한 10억달러 수출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SW 수출액은 918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 7215만달러에 비해 약 27.2%(1964만달러) 증가했다.

 분야별로는 가장 큰 시장규모를 형성한 전사자원관리(ERP)가 다국적 기업의 진출이 거세지는 가운데 토종 ERP업체들이 고전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피플소프트가 국내 지사설립을 구체화하고 ERP영업시작을 본격 선언한 데 이어 국내 ERP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해 온 MS는 ESG코리아를 주력채널로 확정하고 영업에 나선다. 반면 국내 정보화의 중추신경이라고까지 불리면서 우후죽순 생겨난 토종 ERP업체들은 텃밭이던 SMB시장에서마저 다국적 업체들의 위협을 받고 있다. 여기에 경기 불황으로 중소기업들이 IT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면서 업체간 출혈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KAT시스템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올해 초에는 ERP 중견업체인 지앤텍이 경영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 또 외산 ERP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예상했던 뉴소프트기술은 인크루트에 인수되고 말았으며 많은 ERP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자료관시스템업체들은 올해 자료관 SW만 약 2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던 자료관시장에서 상반기 수요부진에 허덕였다. 지난해 말 조달청과 조달계약을 한 16개 업체들은 계약 이후 지금까지 한 두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당초 조달청과 약속한 금액을 채우지 못해 재계약 실패에 직면했다.

 상반기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리눅스시장이다. 그러나 초기시장을 이끌어야 할 정부의 사업집행이 늦어지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진흥원은 상반기 내 32억원을 투입해 ‘국내 공개SW 표준 개발환경’을 구축키로 했으나 사업은 지금까지도 착수되지 않고 있다. 30여억원을 투자해 늦어도 6월까지 추가로 4개 시범기관을 선정코자 했던 사업은 아직 공모작업에도 못 들어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반 기업들이 리눅스에 대한 개발과 도입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와우리눅스 등 국내 리눅스 업체들과 손잡고 리눅스 기반의 서버판매에 나섰다. 포스데이타 역시 지난달 한국형 리눅스 개발에 착수했다. 리눅스를 쓰는 기관도 빠른 속도로 확산돼 기상청, KT, 현대자동차, 대신증권 등에서 리눅스를 도입했다.

 패키지시장은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주역은 한글과컴퓨터. 한글과컴퓨터는 워드프로세서 중심에서 오피스 제품으로 영역을 확대, 과기부나 강원도청 등 굵직한 고객을 확보했다. 실적 측면에서도 상반기 잠정 집계 결과 166억원의 매출을 기록, 작년 전체 매출의 90% 가량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26억5000만원에서 58억원으로 119%나 늘어났다. 외국 패키지 SW업체는 상반기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췄다. 어도비는 애크로뱃을 기반으로 한 기업용 솔루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매크로미디어는 플래시 기술을 휴대폰에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보안 시장은 작년 하반기의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정체되는 상황이 나타났다. 작년 하반기 성장세와 올해 초 각 업체가 발표한 목표 실적과 달리 올해 상반기는 작년 동기 대비 비슷하거나 소폭 성장에 그치고 있다.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지만 상반기 침입방지시스템(IPS)이 보안 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방화벽이나 가상사설망(VPN) 분야는 기가비트 제품 수요가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다. 시큐아이닷컴이나 퓨쳐시스템 등이 외국 제품에 비해 손색이 없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을 주도해나가고 있다. 암호 및 인증 SW 분야도 실적은 제자리걸음이지만 홈네트워크 보안이나 금융 보안 등 특화된 솔루션을 찾아내는 데 주력했다.

 한편 하반기 국내 SW시장은 활기를 찾아 올해 전체 시장규모는 지난해 2조원에 비해 8.18% 늘어난 2조2235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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