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동 교육프로그램 `삐걱`

대기업 참여 저조 파행운행 불가피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4년 2학기 대학생 산학협동교육사업 신청 현황

정부·재계·학계 공동의 ‘산학협동 교육프로그램’이 올 초부터 가동중인 가운데 대학은 프로그램 참여에 적극적인 반면 기업은 소극적이어서 파행 운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사진은 지난 2월25일 우석대가 산학협력단을 창단했던 모습.기사내 특정사실과 관계 없음.

 

지난해 말 정부·재계·학계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던 ‘산학협동 교육프로그램’에 대기업 참여가 극도로 저조해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를 찾을 수 없는 만큼 프로그램을 마련해 육성하겠다던 재계가 뒤늦게 프로그램 도입 이후 인재 관리의 어려음을 들어 발뺌을 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산학협동교육프로그램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등 정부 부처 △전국경제인연합회·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 △대학단체 등으로 구성된 ‘산학협력민관협의기구’ 등이 힘을 모아 산업계 수요에 맞는 우수 인재를 발굴·육성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대학과 기업이 협약을 체결, 대학생이 기업에서 5∼6개월간 연수를 받고 8∼15학점을 취득하는 것이 골자다. 계획대로라면 이미 1학기에 성공적인 시범실시가 이뤄져 다음학기부터 전국적 확대준비가 한창이어야 한다.

◇대기업 참여 극히 저조=이달 15일 2학기 과정 접수마감 결과 총 44개 대학의 2439명(학생 수 미확정 대학 제외)이 프로그램 참여를 신청했다. 이에 반해 이들 대학생을 채용해야 할 기업에서는 고작 39개 업체에서 198명 정도만이 채용의사를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삼성을 포함 LG·SK·현대기아자동차 등 인재 수요가 많은 주요 그룹 관계사들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

10명 이상을 신청한 기업의 면면을 보면 △삼환기업·금호전기(이상 15명) △한국무역협회(11명), △그랜드인터컨티넨탈·텔코웨어·삼보컴퓨터·지오매틱코리아(이상 10명) 등 6개사에 불과했다.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필요한 우수 인재는 언제나 뽑을 수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관심이 낮은 것 같다”며 “이 프로그램을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사회 공헌의 하나로 생각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대기업 왜 참여않나= 이미 자체적으로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보다 5∼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학생들에게 교육을 하고 관리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그룹 계열사 한 관계자는 “6개월 동안 핵심 업무를 맡기는 데 부담이 있는데다 6개월 후 나간다면 상당한 손실”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KAIST, 금호공대 등과 별도로 협약을 맺고 학점을 인정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기존 프로그램이 많아서 참여를 못했다”고 밝혔다.

◇학생들, 그림의 떡= 기업의 참여 저조로 이 프로그램 이용이 매우 힘들 전망이다. 특히 지방대 및 비인기 전공자의 경우 더욱 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프로그램 특성상 기업이 대학 및 전공자를 고를 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요청 학생수가 200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실제 채용규모는 100명을 넘는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 상반기에도 기업에서 170명 정도가 채용할 수 있다고 했으나 실제로 채용규모는 78명에 그쳤다.

한편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턴으로 코오롱 전략기획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강대 경영학과 4년 김석연씨(27)는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실무와의 차이를 실감했다”며 “복학 후 부족한 부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이 프로그램 신청자 대부분이 만족하고 있으며 다른 선후배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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