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단국대 정보컴퓨터학부를 졸업하는 박종일(25)씨는 대학 선배의 권유로 IT 전문 교육기관을 찾았지만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다.
자바 분야 프로그래머를 희망하는 박씨는 크고 작은 IT 교육기관 3∼4곳을 방문했지만 3개월에 200만원이 넘는 수강료에 부담을 느끼고 잠시 꿈을 접기로 했다. 박씨는 지난 해 수강료 절반 이상을 정부 지원으로 해결했다는 선배의 경험을 IT 교육기관에 문의했지만 올해에는 정부 지원이 대폭 줄어 교육비 일체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대답만 들었다.
박씨의 사례처럼 IT 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졸업자 및 예비 졸업자의 IT 교육 기회가 대폭 축소, 실업 극복이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그간 정보통신부와 노동부가 민간 IT 교육기관에 할애했던 교육 예산 지원을 삭감 혹은 축소하면서 IT 분야 취업 희망자들의 교육 기회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SDS 멀티캠퍼스의 경우 지난 2002년과 2003년 각각 65개와 52개에 이르던 미취업자 IT 교육 과정이 올해 6월 현재 14개에 불과, 예년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간 30개 이상 미취업자 대상 IT 교육 과정을 개설했던 쌍용정보통신교육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쌍용정보통신교육센터가 올해 개설한 미취업자 대상 교육 과정은 예년의 절반 수준인 15개에 그치고 있다.
올해 2월 민간 IT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정보통신부에 이어 노동부도 IT 교육 예산 지원을 축소할 것으로 알려져 하반기에도 IT 교육기관이 예년 수준 IT 교육 과정을 개설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 2월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IT 교육 과정 지원에 대한 노동부 신청 기간이 10월 이전으로 돼 있어 IT 분야 진출을 희망하는 예비 졸업자들에게 교육비 혜택은 전무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정보통신교육센터 고위 관계자는 “IT 교육기관에 대한 정통부와 노동부의 국비 지원이 부실 IT 교육기관을 양산했다는 비판도 간과할 수 없지만 10년 이상 교육 사업을 추진하며 연평균 1000∼2000여명의 예비 취업자 교육을 실시, 평균 60∼80%의 취업률을 기록중인 전문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을 일체 중단하거나 축소하려는 것은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대정보기술교육센터 관계자도 “올해 초 정보통신부가 새로운 시장 창출과 신성장동력 육성 등을 통해 오는 2007년까지 27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민간 IT 교육기관에 대한 무차별 교육비 예산 삭감은 IT 산업 성장을 일굴 예비 IT 인력에게 상대적인 절망감만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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