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는 "비수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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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 수요의 비수기로 여겨졌던 5· 6월에도 김치냉장고 판매가 성수기 못지 않게 잘 팔리고 있다.

15일 주요 제조사와 유통업체에 따르면 김장철 시기와 맞물려 수요가 급증했던 김치냉장고가 비수기인 5, 6월에도 성수기 못지않게 꾸준하게 성장, 사실상 김치냉장고의 성수기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니아만도는 매년 5· 6월은 김치냉장고의 비수기였으나 최근 몇 년 사이에 ‘딤채’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이 시기에 판매된 김치냉장고가 월 평균 판매량을 훨씬 웃돌 정도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위니아만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5· 6월 두 달 치의 ‘딤채’ 판매량을 보면, 2001년 5만5410대, 2002년 6만8663대, 2003년 6만2523대에 이어 올해 지난 달 1일부터 이 달 12일까지의 판매량은 4만8634대로 이 같은 추세라면 이 달 말까지 7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위니아만도 측은 “김치냉장고 수요는 배추 판매량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 실제 지난 해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의 배추 판매량을 보면 장마가 임박한 6월 배추 판매량이 2만6624톤으로 겨울 김장철인 지난해 11월 판매량 2만7326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테크노마트도 지난해 가을 김치냉장고가 재미를 본 이후 올 2월까지 판매가 뜸했으나 3월부터 서서히 판매가 늘어 지난 5월 매장 한 곳에서 평균 40대 내외를 팔아 이 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품 판매 비율은 위니아만도가 전체 판매의 40%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이 25%, 청호와 LG가 각각 15%, 나머지 15%는 중소기업 등 저렴한 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

이 건물 3층 봉화프라자 김성호 부장은 “김치 냉장고는 계절 특수가 없어지고 꾸준하게 판매되는 추세”라며 “지난해 초 보다 가격이 10∼30%정도 내렸고 용량도 90∼180리터 급까지 다양해져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최근 웰빙 열풍을 타고 음이온· 살균· 탈취 기능 등 신기능이 추가된 제품에 대해서도 문의가 많다”고 덧붙였다.

전자랜드21도 다른 일반 가전 판매는 주춤했음에도 김치냉장고만은 이 달 1일부터 14일까지 전달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해 5·6월이 김치냉장고 비수기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특히 김치냉장고는 지난 해와 비교해서도 15∼18%의 판매가 신장됐다.

전자랜드 측은 “여름철은 김치 냉장 뿐 아니라 음료수· 과일 등을 시원하게 먹을 수 있어 냉장고 보다 가격이 저렴한 김치 냉장고를 구입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이마트도 이 달 14일까지 김치냉장고 판매 추이가 전년 보다는 다소 감소했지만 지난 달 같은 기간 대비 25%나 성장해 본격적인 김치냉장고 특수를 예고했다.

위니아만도 측은 김치냉장고는 95년 첫 선을 보인 이 후 2001년 전체 가구의 23%, 2002년 35%에 이어 지난해 말 44% 정도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