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절반 가까이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연초 제시했던 실적 목표치 조정여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3사 모두 통신위원회로부터 줄줄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갑작스런 변수가 생긴데다,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상호접속료 조정방안도 수천억원 단위가 3사의 득실로 반영될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가늠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최근 잇따른 강력한 규제여파와 더불어 번호이동 이탈규모도 연초 예상했던 수준보다 커 실적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연초 수립했던 10조2000억원의 매출 규모를 대폭 축소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최근 통신위로부터 영업정지 40일 처분을 받은데다, 수천억원 단위의 매출감소 요인인 상호접속료 조정결과도 그 폭을 예측할 수 없는 탓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 들어 예상보다 번호이동 이탈규모가 컸던 상황에서 영업정지·접속료조정 등 부정적인 변수들 때문에 실적목표를 수정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며 “당초 목표치에 접속료수입 감소도 반영은 했지만 예측을 뛰어넘는 규모가 발생한다면 상반기 결산 IR 때 하향 조정치를 내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올해 매출목표를 작년 수준인 9조5000억원 정도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내부적으로는 사상 처음 마이너스 성장까지도 우려해야 하는 형편이다. 특히 SK텔레콤은 하반기 40일간 영업정지 때문에 마케팅 비용 축소로 인한 수익성 개선 효과는 기대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 쪽에서 도리어 과다수익을 문제삼아 요금인하 요구까지 들고 나올 경우 사실상 사면초가에 봉착할 수도 있다.
후발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도 상대적으로 SK텔레콤보다 덜하지만 30일 영업정지로 인한 매출타격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TF는 연초 서비스 매출 목표치를 지난해 대비 10% 가량 성장한 4조6000억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1분기에는 1조600억원에 그쳤고 하반기 영업정지로 인한 가입자 증가율 둔화와 이로 인한 실적 정체가 어느 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KTF 관계자는 “올해 순증가입자 목표인 160만명은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며 “영업정지로 인한 가입자 이탈 방지, 상호접속료 이익 등 긍정적인 여건도 있는 만큼 매출 목표치를 맞출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텔레콤은 연초 2조2000억원의 서비스 매출목표를 밝혔으나 가입자 500만명 돌파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4876억원에 그쳤고, 영업정지가 겹친 하반기에는 더욱 사정이 어려워 보인다. 회사 전체 사업부문 가운데 최대 수익사업으로 떠오른 KT의 무선재판매 사업도 사실상 한달간 영업정지에 발이 묶여 1000억원 안팎의 매출 축소는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매출감소 요인에도 불구하고 영업정지의 반대급부인 마케팅 비용절감 등 수익성 개선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이동전화 후발사업자들은 하반기 경영여건이 그리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원증권 조성욱 애널리스트는 “적용시기나 순서 등의 요인이 남아 있긴 하나 과거 사례를 볼 때 통상 영업정지가 이동전화 사업자 매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면서 “접속료 조정폭이나 요금인하 가능성 등이 핵심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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