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이 ERP도입을 확대하면서 ERP분야의 니치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철도청이 500억원 규모의 전사자원관리(ERP) 프로젝트에 착수한 데 이어 한국전력 자회사에서도 올해 안으로 ERP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속속 발주된다. 특히 경기불황 가운데 정부가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한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정보 기술( IT) 투자를 주도하고 있어 공공기관의 ERP도입은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쏟아지는 프로젝트=2000년에 시작된 공공기관의 ERP프로젝트는 정부투자기관과 산하기관 등 20여곳을 넘어서며 매년 발주되는 프로젝트 수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은 철도청. 철도청은 현재 진행중인 ERP 정보전략계획(ISP) 수립이 조만간 완료됨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안에 본 사업을 발주할 계획이다. 철도청 프로젝트는 본청과 전국 산하기관의 IT 시스템을 통합 연계하는 것으로 올해 공공기관 ERP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남부화력발전은 경영혁신의 툴로 ERP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기획은 마친 상태며 현재 안을 조정하는 단계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중부화력발전은 이미 지난해부터 ERP도입을 추진해 현재 ISP수립을 했고 올해 안으로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2001년 구축을 완료한 한전수력원자력은 추가확장 계획을 세웠다. 현재 설비관리 발전설비 부분에 적용중인 ERP를 포털 개념(EP)으로 확장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토지공사와 농업기반공사는 확장ERP 개념의 전략경영솔루션을 구축중이며 2002년 회계부분에 대한 시스템을 구축한 KAIST도 다른 분야로 시스템을 확산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공공기관에 부는 시장경제바람=기업 중심으로 확대된 ERP가 공공기관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공공기관에서도 시장영업마인드를 도입한다는 새로운 분위기 때문이다.
김지명 SAP 공공영업대표는 “올해 공공기업 IT투자의 화두는 단연 경영혁신(PI)”이라며 “원활한 사업 운영과 수익 창출을 위한 프로세스 혁신을 위해서 공기업은 이미 민간 기업의 적용으로 입증된 ERP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홍 남부화력발전 과장은 “공기업 자회사들이 시장경제의 원리에 의해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성 개선과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등장했다”며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환경에 적응하는 툴로 ERP가 적극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의 ERP 프로젝트는 규모에서도 일반 기업시장과는 차이가 나 새로운 ERP시장으로 주목받는다. 한국방송공사·한국마사회·우정사업본부·한국수력원자력의 ERP프로젝트도 총 비용이 각각 100억∼300억원대에 이른다.
◇외산 강세, 토종 진출 엿봐=그동안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국내 업체가 아닌 오라클, SAP 등과 같은 대형 외산업체들이 독식해온 상태다.
업체 관계자는 “공기업 프로젝트는 우선 규모가 커 국내 업체들이 감당하기 힘든 데다 도입기관이 레퍼런스와 안정성 요구가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공기관 ERP시장의 성장세를 엿본 국내 업체들도 본격적인 시장공략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는 창해소프트는 공공기관에도 건설에 특화된 정보기술력를 보유한 업체들의 기술력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더존다스는 공공기관 이전의 비영리 기관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며 공공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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