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알파to오메가]IT마케팅이 어려운 이유

IT마케팅의 핵심은 고객 특성 파악과 신뢰

마케팅은 고객에게 제품·솔루션·서비스를 팔기위한 일련의 행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소비재 시장의 경우에는 타깃 고객층이 확연히 드러나고 제품의 성격이나 이에 대한 고객반응도 신속하게 분석할수 있다. 그러나 IT마케팅은 여러 면에서 다른 성격을 가져 솔직히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그리 쉬운 업종이라 하기 어렵다.

먼저 IT고객들은 일반 소비재 제품 고객과 다른 ‘FUD’ 요소를 느낀다. 두려움(Fear), 불확실성(Uncertainty), 의구심(Doubt) 이 바로 그 세가지 감정요소이다. 제품 특성상 고객들은 일단 새로운 제품의 선택에 신중하다 못해 두려움까지 느끼게 된다. 그만큼 제품선택 사후에 발생될 문제들에 대한 책임과 부담을 많이 느낀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제품 구매가격이 슈퍼마켓에서 샴푸 하나 사는 것과는 비교할수 없이 크다는 이유도 있지만, IT제품의 경우 대부분이 사후 운영·관리 등 모든 책임을 구매 결정권자들이 직접 지게 된다는 데에 더 큰 원인이 있다. 따라서 IT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 공급자의 높은 신뢰도라 할수 있다. 고객에게 가장 큰 믿음과 신뢰를 주는 마케팅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두번째 IT마케팅이 어려운 점은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IT고객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하고 이들에게 정확한 마케팅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기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마케터의 입장에선 각기 다른 고객층에 대해 그들의 관심사나 IT 지식수준, 주로 접하는 매체 등 그들의 모든 행동패턴을 이해하고 마케팅 메시지를 개발, 마케팅 믹스를 활용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세번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을 판다는 점이다. 하드웨어 업체를 제외한 독립소프트웨어공급업체(ISV), 시스템통합(SI), 컨설팅 등의 경우에는 눈으로 고객에게 보여줄 만한 제품이 마땅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IT마케팅의 어려움은 이렇게 보이지 않는 제품을 고객에게 마치 보여지는 듯이 표현하고 설명해야 하는 데 있다. 따라서 IT마케터들은 제품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제품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품 구매결정 기간이 길다는 점이다. 특히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경우 테크노마트에서 게임CD 한장 사는 것과 다르기 때문에 적어도 수개월 길게는 수년에 이르는 구매결정 프로세스를 밟게 된다. 마케터로서 어려운 점은 바로 이런 긴 구매결정기간으로 현시점에서의 마케팅 활동에 대한 투자대비효과(ROI)를 쉽게 분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케터는 지속적으로 타깃 고객에게 다양한 마케팅 믹스를 노출시켜 구매시점까지 영향을 끼쳐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된다.

이렇게 IT 마케팅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업이다. 한마디로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제품을 두려움에 가득찬 고객층이 언제 실행할 지 알 수 없는 구매를 위해 무엇인가 마케팅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 바로 IT 마케터의 역할이다.

 하지만 세상에 열리지 않는 문이 없고 통하지 않는 길이 없듯이 이같은 고객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고객신뢰를 바탕으로 접근하기만 한다면 비록 쉽지는 않지만 가장 재미있고 도전해볼만 한 것이 IT마케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송규철 한국오라클 마케팅본부장casey.song@orac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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