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현장을 가다]롯데건설

5억원을 투자해 15억원을 넘게 벌었다면 누구나 귀가 솔깃해지기 마련이다. 어림짐작으로도 3배 이상 남는 장사다. 이러한 수익을 매년, 게다가 조금씩 더 벌 수 있다면 당장 방법이 뭔지 알아봐야 한다.

 롯데건설(대표 임승남 http://www.lottecon.co.kr)이 도입한 전자조달시스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전자조달시스템은 말 그대로 조달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전산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보통 종이 문서로 만들어 사람이 직접 다리품을 팔아야 하는 계약서, 세금계산서, 입찰서류 등을 전자 문서로 만들고 온라인을 통해 주고받는다.

 1700여 개의 협력 업체가 있는 롯데건설은 하나의 공사를 수주할 때마다 협력 업체와 납품, 하도급, 용역, 임대차 등 복잡한 계약을 맺어야 한다. 이를 전자조달시스템은 전자문서와 온라인 송수신이라는 대안으로 쉽게 해결한다.

 전자조달시스템의 도입 효과를 비용 측면에서 살펴보면 그 효과를 바로 알 수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2002년 11월, 비씨큐어의 시스템을 도입했다. 도입 금액은 약 5억원. 2003년 한 해 동안 시스템을 운영한 결과 롯데건설은 총 15억3000만원의 비용을 줄였다.

 롯데건설 자체적으로 인지세 4억1500만원과 인건비 등 관리 비용 2억원을 절감했다. 여기에 협력업체의 인지세 4억1500만원과 관리 비용 5억원을 더하면 바로 15억3000만원이 나온다.

 단지 비용 절감 효과뿐 아니라 업무 효율도 증가했다. 인지 첨부나 문서 수발 등 단순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보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업무를 하게 됐다.

 특히 기업의 투명성 확보라는 이익도 거뒀다. 과거에는 내외부의 감사가 있을 때마다 종이문서의 조작 의혹에 시달렸지만 이제는 보안성이 완벽한 전자문서로 이를 해결했다. 관련 서류를 창고에서 찾아오고 이를 분류하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소모하던 일도 이미 없어졌다.

 최근 대선자금 수사 과정에서 검찰뿐 아니라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연이어 받을 때도 이 전자조달시스템이 큰 몫을 했다는 후문이다.

◆ 인터뷰 - 이택기 롯데건설 계약과장

롯데건설은 매년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0년 9390억원이던 매출액은 매년 30% 가량 늘어나 작년에 2조30억원에 이르렀다. 당연히 계약과 입찰 선수가 늘어난다. 물론 비용 절감 효과는 이에 비례해 커진다.

이택기 롯데건설 계약과장은 “올해는 약 30%의 비용 절감 효과를 더 거둘 전망으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0억원에 이르는 셈”이라고 전망했다.

사실 건설 업계에서 전자조달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도입한 것은 롯데건설이 처음이다. 보수적으로 소문난 롯데그룹의 정서를 감안하면 의외다. 이에 대해 이 과장은 “경영진을 설득하는 작업은 오히려 쉬웠다”며 “문제는 도입 후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 프로세서를 변화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스템을 이용하느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전자조달시스템의 적용 분야에 대해서 이 과장은 “건설은 그 좋은 사례지만 자동차, 조선, 전자 등 협력업체가 많은 대형 제조업이라면 효과는 어김없이 나타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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