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콘텐츠를 보존하자](2)디지털 콘텐츠 복원 본격화

디지털 문화 유산 복원 또는 보존에 대한 노력은 민간 부문에서 먼저 시작됐다. 인터넷이 상용화된 지 10년이 흘렀지만 그 이면에는 불가피하게 생명력이 사그라드는 정보들이 무수하다는 판단 아래 자발적으로 행동에 착수한 것이다.

현재 눈에 띄는 콘텐츠 보존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정보트러스트운동과 이제 막 시동을 거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이다. 이들 단체는 특히 올해 일회성 관심 몰이가 아닌 관련기관, 단체간 긴밀한 연대를 통해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이를 발전시켜나가는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정부의 정책 마련까지 유도할 계획이어서 향후 활동 방향과 성과에 거는 안팎의 기대가 남다르다.

◇90년대 문화 콘텐츠 복원=정보트러스트운동은 지난해 말 함께하는시민행동, 문화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다음세대재단, 정보공유연대, 사이버문화연구소 등 6개 시민 사회 단체가 의기투합해 시작한 디지털 정보 복원 운동이다. 한 마디로 환경운동인 ‘내셔널트러스트’의 인터넷 버전인 이 운동은 창립 초기 디지털 유산 보존에 대한 필요성을 적극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가 ‘워밍업’ 단계였다면 올해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사단법인 ‘정보트러스트센터’를 설립하고 우선 유실된 주요 웹진과 PC통신 웹페이지를 발굴·복원, 내달경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캠페인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온라인에서 사라졌던 ‘스키조’, ‘펄프’, ‘이미지’ 등의 문화웹진, ‘온라인뉴스’, ‘더럽지’, ‘백수신문’, ‘토로’ 등 대안 미디어, ‘바른통신을위한모임(바통모)’, ‘통신연대’, ‘참세상BBS’, ‘정보연대SING’ 등의 진보 사이트들이 다시 빛을 보게 될 예정이다. 정보트러스트운동 관계자는 “복원, 보존해야 할 디지털 정보와 유산의 범위는 논의 중이지만 우선 진정한 인터넷 콘텐츠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웹진에서부터 출발한다”며 “단순한 정보의 복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디지털 납본제도에 대한 지속적 연구를 통해 올바른 공공 도서관의 역할도 제시할 터”라고 강조했다.

◇유네스코한국위, 정부 기관간 네트워크 구축= 반민 반관 형태의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유네스코 총회에서 제정된 ‘디지털 유산 보존 헌장’에 따라 우선 디지털 유산 보존 헌장과 가이드라인을 국내에 널리 보급하고 올해 이를 위한 기초 연구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최근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국립중앙박물관, 국가기록연구원 등과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첫 자문 연구 회의를 개최하는 등 가시적 움직임을 보였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디지털 유산의 올바른 개념과 범위를 정의하고 국립도서관 디지털 납본제도 제도화, 유네스코 회원국 간 협력 등 거시 정책 마련에 일조할 계획이다. 문화관광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 납본을 위한 입법 활동에도 힘을 불어넣어준다는 것.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관계자는 “디지털 자료 생산자간 유기적 협력틀이 제도화될 수 있도록 정부 부처에 건의하고 이같은 네트워크가 태동하는 데 촉매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또 디지털 유산 보존 분야에서 아태지역 훈련 워크숍 등을 유네스코 본부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등 국제 협력도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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