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메이저업체는 시장점유율 확대와 판매 시장 확장으로 세계적인 휴대폰 업체로 발돋움하는 반면, 중견·중소업는 수익감소 등으로 생사마저 불투명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휴대폰업체인 노키아의 가격 인하와 중국 휴대폰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로 중견·중소업체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외부적으로 삼성전자를 위시한 메이저업체들의 선전으로 ‘메이드인코리아’ 휴대폰이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허리격인 중견·중소업체들의 몰락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메이저 전성시대=국내 간판 휴대폰업체인 삼성전자는 1분기에 전분기에 비해 30% 가량 상승한 2009만대를 공급하며 노키아를 압박했다. 벌써부터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익은 26%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세계 시장점유율을 13%를 넘어섰다. 어닝서프라이즈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분기보다 2분기에,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올해 4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LG전자는 차세대 휴대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LG전자는 지난 6일 홍콩 허치슨 그룹과 연내에 비동기 IMT2000 서비스인 WCDMA 단말기 300만대를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WCDMA 휴대폰 시장의 40∼50% 규모다. 팬택계열도 1분기에 460만여대의 휴대폰을 공급해 8230억원의 매출을 기록, 분기 실적으로 최고 기록을 냈다.
이들 3사는 최근 실적 호전에 힘입어 올해 경영 목표를 20∼30% 가량 상향 조정했다. 다만 LG전자와 팬택계열의 이익률 3∼4%에 머문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위기의 중견기업=반면 중견·중소기업은 최악의 한해를 맞았다. 세원텔레콤은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30년 전통의 맥슨텔레콤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텔슨전자도 적자 경영으로 고전중이다. 벤처기업 중심의 연구개발(R&D) 업체들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코스닥등록기업인 M사도 부도로 코스닥 등록이 취소되는가 하면 I사도 개점휴업 중이다.
매출의 70∼80%를 중국에 의존했던게 결정타였다. 중국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휴대폰 가격이 떨어지면서 이들은 쇠락했다. 국내 업체간 과당 경쟁도 문제였다. 중견 업체로부터 하청을 받아 제품을 개발했던 디자인하우스가 중국에 직접 진출하면서 국내 업체간 출혈 경쟁이 벌어졌다.
모 중견기업 사장은 “기술력이 떨여져 중국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는 업체들이 홍콩의 유통 채널을 통해 대량으로 저가의 휴대폰을 공급, 그나마 경쟁력있는 업체들도 고사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며 “국내 휴대폰 산업의 ‘허리’가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극화 ‘가속’=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약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폰 산업이 컨버전스가 급진전되면서 막대한 기술개발 비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메이저업체간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중견·중소업체들이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노키아는 가격을 인하해 삼성전자와 모토로라를 견제하고, 중국 업체들은 기업인수와 제휴를 통해 세계 시장의 지배력 확보에 나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이저업체와 전략적 제휴 등 차별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중견기업은 생존마저 위협받을 것”이라며 “대만처럼 생산전문기업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도 생존 방법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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