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단말기 업체 절반이 휴면상태

성장 끝나고 구조조정시대 시장 지각변동 일어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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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이동통신단말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의 50%를 겨우 웃도는 수준인 108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중 자체 모델은 가지고 있으나 생산시설을 갖지 않은 개발전문업체가 절반 가량(43.4%)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연구조사 전문업체인 와이즈인포에 따르면 150∼200여개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국내 이동통신단말기 업체중 실제로 단말기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은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인 108개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중 개발생산업체는 31개사(29.2%), 개발전문회사 46개사(43.4%), 개발용역업체 26개사(24.5%), 생산하청기업 3개사(2.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그동안 막연히 추산돼온 업체 규모를 실제 조사를 통해 나온 첫 결과물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조사에 응하지 않은 업체를 감안하면 실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기업은 이보다 약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형태별=실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108개의 업체중 개발전문업체의 비중은 43.4%다. <도표 참조> 이들 개발전문 업체는 자체 개발한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국내 혹은 해외 생산업체에 생산용역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개발 및 생산업체는 주로 대기업군으로, 기업은 개발용역업체와 생산하청업체에 하청을 주며 개발전문업체의 생산하청을 받기도 한다. 개발용역업체는 주로 대기업 등과 개발용역계약을 맺고 제품개발만을 수행하며 자체 모델개발은 수행할 수 없는 제약을 받고 있다. 생산하청업체는 개발능력은 없으나 생산설비를 갖추고 생산만을 대행한다.

 ◇단말종류별=CDMA단말기 제조사가 52개로 가장 많았다. <표 참조> GSM 단말제조사는 42개사, PDA 제조사 24개사, 기타 단말기 제조사(무선모뎀·텔레매틱스·GPS·무선호출·WLL·DMB·휴대인터넷 등) 제조사는 41개로 나타났다. 이 중 2개 범주 이상을 개발·생산하는 업체는 38개사였다.

 ◇설립연도별=지난 1995년 이후 설립된 기업이 대부분(78.4%)으로 업력이 짧다는 것이 특징이다. <도표 참조> 특히 지난 2000년 이후 설립한 업체가 45.3%(48개)에 달해 이동통신단말기 시장이 2000년을 전후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설립한 업체가 20개사, 2001년 12개사, 2002년 11개사, 2003년 4개사 등 2000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SM단말기 제조사의 55%가 2000년 이후 설립됐다는 것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국내 업체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시기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미 및 전망=이번 조사 결과 국내 이동통신단말기 업체는 한마디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단말기 제조사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상호간 협조와 경쟁에 따른 우열이 드러나고 열등기업은 도태되는 구조조정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세원텔레콤의 법정관리를 계기로 이 같은 시장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더욱 구체화되면서 앞으로 업체간 혹은 시장간 재편 현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와이즈인포의 임병한 마케팅 팀장은 “지금까지 이동통신단말기업계가 성장에 따른 확장의 시대를 거쳤다면 이제부터는 재도약을 위한 구조조정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재도약을 위한 업계의 노력은 물론 시장 자율의 측면이 아닌 국가산업 측면에서 정부의 역할이 주목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