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형 모니터 업체들이 비수기를 맞아 LCD 모니터 및 패널 재고 조정에 착수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이례적으로 5월 구매 물량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LCD 패널 구입을 취소하는 등 가격 하락기를 대비하는 조치까지 취해 지난해부터 4분기째 상승곡선을 그려온 모니터용 LCD 패널 가격의 가격 하락이 시작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LCD모니터 생산업체인 삼성전자는 비수기를 맞아, 5월부터 LCD모니터 출하량을 줄이고 5월에 구입키로 했던 패널 일부 물량을 전격 취소하는 등 재고 조정에 착수했다. 그동안 모니터 업체들은 1년 이상 지속돼온 모니터용 LCD 패널 부족 사태로 지속적으로 필요량보다 더 많은 물량을 요구하는 ‘오버부킹’이 관행이 되다시피해 패널 주문량을 줄이는 것은 극히 드문 사례였다. 삼성전자가 주문을 취소키로 한 LCD패널 물량은 20여만대로 이 회사 월 평균 LCD모니터 생산량에 필요한 물량의 4분의 1수준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 삼성전자 및 대만 LCD업체들의 LCD패널 출하량 증가로 앞으로 모니터용 LCD패널 가격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적정 필요량으로 주문량을 조정했다”며 “또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유럽 지역의 LCD모니터 재고 물량 확대되고 있는 것도 이번 주문 취소의 또 다른 요인”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달부터 유럽 지역 LCD모니터 출하량을 조절키로 하는 등 현지 재고 조절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와 같이 패널 비축량이 많은 편이 아니어서 LCD 패널 재고 조정은 없지만 유럽 등 일부 지역에서 LCD모니터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만큼 필요량만 생산해 현지 재고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LG전자 측은 “올 초만해도 원하는 만큼 LCD패널을 공급받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원하는 만큼 충분히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며 “모니터용 LCD패널 수급상황은 앞으로 더욱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LCD패널 가격은 지난해 지속적으로 상승해왔으나 올초부터 노트북용 패널, TV용 패널 등의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됐으나 모니터는 지난달까지 상승세가 이어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 업체들과 달리 델이나 HP에 OEM으로 공급해온 대만 업체들은 최근에도 LCD패널 물량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5월부터 LCD모니터용 패널 가격 하락이 발생할지는 미지수다. 또 대만의 일부 패널업체들은 5월달에도 가격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패널업체 한 관계자는 “4월을 기점으로 모니터용 패널 가격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유리원판, LCD드라이버 IC의 부족사태로 모니터용 패널 가격 하락폭은 10%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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