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외국인 순매도 `사상최대`

사흘간 1조1000억원대 주식 팔아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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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매도세에 휘청거렸다.

29일 전세계 증시가 원자바오 총리의 ‘긴축정책’시사 발언에 따른 ‘차이나쇼크’로 비틀거린 가운데 국내 증시도 투자심리가 위축된 외국인이 거래소와 코스닥을 통틀어 8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폭락했다. 거래소는 2.93% 하락하며 875.41을 기록했고 코스닥은 무려 4.73%나 빠진 456.04로 마감됐다. 특히 이날의 외국인 매도세는 사상 최대 규모인 동시에 지난 27일 이후 사흘 연속 순매도였다는 점에서 우려감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외인 사상 최대 매도=이날 외국인은 거래소에서만 77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종전 외국인 1일 순매도 최고치인 3700억원의 두 배를 넘어선 것으로 올 들어 외국인이 보여준 매수세를 고려할 때 충격적인 규모다.

외국인은 이날 매도를 포함해 최근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사흘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고 이 기간 동안 총 1조1000억원대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해외 투자 상황 악화=최근의 외국인 매도세는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설과 전날 터져 나온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긴축정책 시사 발언 등 해외 투자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서 비롯됐다.

올 들어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경기 회복 및 과열현상이 나타나면서 양국 정부 모두 경제정책 수정을 선택했고 이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 투자자의 심리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최근 국내 증시가 급상승한 데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맞물리면서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를 부추겼다.

◇‘탈 한국’ 가능성은 적어=이에 따라 외국인이 기존 ‘바이(buy) 코리아’에서 ‘셀 코리아’로 완전히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은 지나친 비관론보다는 경계론이 더 우세한 상황이다.

우리증권 신성호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매도세는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전략이 바뀌었다기 보다는 불안한 해외시장 상황에 따른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봐야 한다”며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 이후 국내 증시 추이> ※단위:억원, 포인트, % 자료:증권거래소, 한화증권

날짜 외국인 순매도금액 당일 지수 10일 후 지수 등락률

1999.8.23 -3726 917.58 943.22 2.79

2000.9.14 -3674 650.14 605.85 -6.81

2002.3.14 -3643 865.86 892.67 4.18

4.10 -3194 856.03 915.69 6.97

7.26 -3337 697.84 692.45 -0.77

8.6 -3760 673.78 745.12 10.59

2003.1.9 -3367 630.40 625.18 -0.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