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벤처대란설의 근원인 기술신용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CBO(P-CBO)’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창업 및 육성자금’ 만기 도래와 관련, 업계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국민의 정부가 벤처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두 자금은 각각 3년(P-CBO 2001년)과 5년(창업 및 육성자금 1999년)만기 일시상환토록 해 당시 자금난 해소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만기일 도래에 따라 막대한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부분상환을 강력히 요청하면서 정부와 집행기관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상당수 업체 구제 전망=기술신용보증기금(이하 기보)은 가능하면 많은 업체들의 만기를 연장해 준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는 벤처기업들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며 벤처대란도 조용히 지나가리란 전망이다. 지난 19일 열린우리당이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총선후 가진 첫 경제분야 정책정례회의에서 연장을 거론해 상당수업체들의 구제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보의 한 관계자는 “부도 등으로 인해 회수가 어려운 경우에는 디폴트로 처리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연장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P-CBO 때문에 문닫는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전액 연장하지는 않을 것이며 최대한 회수하고 나머지 부분만 연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보는 P-CBO(특별보증)의 회수 부족분과 연장분에 대해 일반보증에서 충당할 예정이다.
◇창업 및 육성자금, 연장 쉽지 않을 듯=상당수 벤처캐피털들이 상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한 중소기업청과 중진공이 연장을 하기 위해서는 기획예산처와 협의를 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 중기청의 윤범수 사무관은 “회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연장을 할 수 있을 경우에도 이자율을 높이거나 출자를 제한하는 등 별도의 제한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예산처의 강준모 사무관도 “구체적으로 검토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정책자금의 만기를 연장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연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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