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 각계 표정]`숨가쁜 하루`

17대 총선이 치러진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주요 정당은 투표 상황을 시시각각 챙기며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전국 IT와 과학기술분야 등 이공계 출신 후보들도 일찌감치 투표를 마치고 유권자들의 최종 선택을 기다렸다. 특히 IT 분야 종사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각 지역에 출마한 이공계 출신 후보들의 선거 공약을 꼼꼼히 비교하고 투표에 참여하는 등 이들의 국회 진출에 어느 때보다 큰 기대감을 표출했다.

 ◇선관위·주요 정당, 숨가쁜 하루 =과천 정부종합청사 단지 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종합상황실은 전국 1만3000여개 투표소에서 올라온 투표율 현황을 2시간 간격으로 집계, 발표하느라 열띤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선관위는 투표 전날까지 전국 248개 개표소에 총 1377대의 전자개표시스템의 배치를 완료하고 늦어도 오후 6시 30분부터 개시될 총선 사상 첫 전자개표에 대한 마지막 점검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또 개표 결과를 실시간으로 인터넷 생중계를 하기 위한 점검도 마쳤다.

 각 정당도 당사의 개표 상황실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 등을 통해 투표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판세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나라당은 천막당사 개표 상황실 전면에 지역별로 후보 명단을 전원 게재하고 당선자에게 꽂을 150여개의 태극기를 준비했다. 민주당은 특별한 당선 이벤트를 준비하기보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당사 6층의 개표 상황실에서 결과를 예의주시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은 당사 1층 개표 상황실에 후보들의 사진이 부착된 대형 상황판 및 6대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당선’이라는 글자가 적힌 노란색 무궁화 모양 배지 200개를 준비해 원내 1당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또 수백대에 이르는 전화와 PC를 통해 투표소 현장의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전달 받았다. 원내 진입 기대감으로 들뜬 민주노동당은 개표방송 시청을 위한 대형 멀티비전 3대를 설치했고 지역구 후보들의 선전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장미 139 송이를 준비했다.

 ◇이공계 출신 후보, 차분히 결과 주목 =당선 가시권에 든 이공계 후보들도 각각 해당 지역 투표소에서 투표에 참여한 뒤 선거 사무실에서 휴식을 취하며 개표 결과를 주목했다. 강봉균(전북 군산) 후보는 오전 9시 전북 군산시 나운동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휴식을 취하고 오후 6시 개표에 맞춰 선거 사무실에서 투표방송을 시청했다. 강 후보는 이날 투표에 앞서 “군산 선거구에서는 선거법 위반의 고발이 한건도 없었으며 돈 안쓰는 선거를 치르는 등 이번 선거가 정치개혁의 시금석이 될 만한 모범적인 선거로 자리매김해 기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변재일(충북 청원) 후보는 오전 일찍 청원군 가덕면의 선산에 오른 뒤 오전 7시께 남1면 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독서로 휴식을 대신하는 등 담담한 표정이었다. 안병엽(경기 화성) 후보도 태안읍 송환 초등학교의 제 5 투표소에서 일찌감치 투표에 참여한 뒤 사무실로 돌아와 숨가빴던 선거 운동 일정을 정리하고 개표 결과를 기다렸다.

 ◇지역별 IT 후보에 거는 기대 남달라=대덕연구단지, 대구·경북 등의 과학기술인들은 이번 총선에서 과학기술인 출신의 국회 등원이 활발하기를 바라는 심정에서 각자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대덕단지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한 연구원은 “총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17대 국회는 16대와는 달리 투명한 정치를 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며 “정치가 투명해지고 성장동력이 성공한다면 우리나라 경제 수준은 분명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새 국회에 대한 전망을 낙관했다.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부산·경남지역 IT 종사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국가 경제와 함께 IT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당을 보고 투표했다고 입을 모았다. 모바일게임업체 네오소프트 안철우 사장은 “각 정당의 부산·경남지역 IT 공약은 크게 구별되지 않다”면서도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지역 유권자들도 이번 총선을 계기로 대구경북과기원(DKIST)와 대구테크노폴리스 등 대형 사업과 모바일, 나노, 기계부품, 생물산업 등 각종 지역 특화전략사업들이 제대로 추진되기를 기대했다. 홍대일 대구테크노파크 단장(60)은 “지역혁신을 기대하는 대구지역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표로 나타날 것”이라며 “이번 총선을 계기로 지역의 각종 사업들이 무리없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