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슈퍼컴 2호기 프로젝트
유닉스 서버 시장의 지존인 한국HP와 전통적인 슈퍼컴퓨터 진영의 대표 주자인 크레이가 기상청 슈퍼컴퓨터 2호기 도입 프로젝트 1단계 입찰 자격을 획득했다.
이에따라 국내 슈퍼컴퓨터 도입 프로젝트 사상 처음으로 처음으로 스칼라(한국HP)와 벡터(크레이) 간 경쟁이 이뤄지게 됐다.
특히 만약 한국HP가 공급권을 획득할 경우 스칼라 방식의 유닉스 업체가 국내 슈퍼컴 지존의 자리에 올랐다는 점 외에도 수 십여대의 서버가 클러스터링 되는 만큼 올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한국HP의 실적은 그야말로 사상 최고 수준에 오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상청측은 최근 진행한 슈퍼컴퓨터 2호기 도입 입찰 결과 크레이와 한국HP가 1단계 입찰 자격을 획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동일 기상청 슈퍼컴퓨터센터장은 “서류 심사 및 벤치마킹테스트(BMT)를 거쳐 통과된 업체를 대상으로 상대 평가를 진행한 결과 두 업체만이 85점 기준점을 통과했다”며 “조만간 조달청을 통해 2단계 가격 입찰을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SI 및 클러스터 전문기업까지 참여, 총 6파전으로 경쟁을 벌였던 이번 입찰 결과는 기상청 관계자들이나 입찰 참여 업체 조차 생각치 못한 뜻밖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무엇보다 1호기 슈퍼컴퓨터를 운영하고 있는 NEC는 애플리케이션 포팅에서 어느 기업보다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음에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는 점에서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입찰에 제안한 p655 서버를 독일 기상청에 슈퍼컴퓨터 용도로 공급하는 등 세계적으로 기상 분야의 다수 준거사이트(레퍼런스)를 확보한 한국IBM의 탈락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기상청의 관계자는 “탈락 사유를 정확히 공개할 수 없으나 서류로 제출한 추정치와 실제 BMT간의 오차가 기준치를 초과하거나 핵심 애플리케이션 가동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 등이 혼재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기상청 슈퍼컴퓨터 2호기 경쟁은 이제 ‘가격 입찰’이라는 본 게임으로 옮겨지게 됐다. 1단계를 통과한 양사 모두 프로젝트 수주에 사활을 걸겠지만, 동일한 기술 방식이 아닌 상황에서 가격 경쟁을 치루게 된 만큼 양사 모두 긴장하는 분위기다. 즉 이번 가격 경쟁은 470억원이란 장비 구매 예산을 모두 소요키로 결정돼 있는 만큼 결국 누가 더 많은 용량(CPU)을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
양사 모두 기상청이 제시한 ‘이론 성능 최소 10테라플롭스(TF/s), 애플리케이션 가동 시 시스템 성능의 50배’라는 조건을 맞추겠지만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프로젝트를 이기기 위해선 경쟁사와 차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결국 두 기업 본사의 ‘전략적 판단’이 가름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NEC를 제치고 최종 경쟁까지 올라선 크레이는 미국 기술진들이 6명이나 방한, 측면 지원을 하는 등 이번 프로젝트에 공을 들인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는 지난해로 임대가 끝나 구매 형태로 전환돼 사용하고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 단 한 곳만이 크레이 슈퍼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어 본사 차원에서 전략적인 지원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HP 역시 한국IBM을 제치고 유닉스 업체로 슈퍼컴 지존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손가락안에 꼽을 수 있는 아이테니엄 준거사이트를 확보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