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업 해외 진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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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최근 300여개 인터넷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인터넷 기업들의 해외진출은 지난해 말까지 280건을 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초 이미 300건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 수도 140개사에 이르고 진출국 수는 23개국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진출 건수에서 60% 이상이 일본·미국·중국 등 3국에 집중돼 있고 진출기업도 기반 솔루션분야가 주종을 이루고 있지만 비교적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웹에이전시 업체에 집중(79개사)되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진출시기는 닷컴 붐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봇물을 이루다가 닷컴 기업들의 수익성이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진입한 지난해부터는 다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미·중 3국에 집중=인터넷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일본·미국·중국 등 3개국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도 오랜 인터넷 강국인 미국으로의 진출은 초기에 많았고, 최근 들어서는 대부분 근거리 전략 국가인 일본과 중국으로 몰리고 있는 추세다. 업종별로도 일부 업종에 대한 편중현상은 마찬가지다. 인터넷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반이 되는 솔루션을 보유한 웹에이전시나 통합e비지니스 업체들의 진출이 중심을 이루는 것도 우리 인터넷기업들의 해외진출에 대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2000년 이후 인터넷 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국내에서는 효용성이 떨어진 솔루션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닷컴 붐’ 이후 절정=인터넷기업의 연도별 해외 진출 현황을 분석해 보면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이 목적이라기보다는 침체된 내수 시장의 탈출구 정도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속 성장을 거듭하던 닷컴 기업을 포함한 인터넷 분야의 벤처 기업들이 2000년도 이후 거품이 빠지면서 위기에 처하자, 해외로 진출하기 시작했으나 내수 시장이 살아나자 곧바로 해외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 업체들의 해외 진출 러시는 또한 닷컴 붐 이후 고속성장 속도 못지 않게 고속으로 쇠락의 길을 걷던 인터넷 기업들에게 회생의 기회를 주고 IT강국의 위상을 떨치는 등 많은 성과도 거뒀지만, 그에 못지 않은 문제점들도 불거져 나왔다.

 ◇특정분야에 편중=포털 등 인터넷 활용 업체들의 성장이 기반 인프라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고 있지만, 활용 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최근들어 게임·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및 솔루션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고부가가치 컨설팅, 모바일 콘텐츠 등으로 진출 영역을 넓힐 필요성이 있다”며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콘텐츠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문화적인 차이, 현지 정보 및 네트워크 부재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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