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 요행은 없습니다. 뿌린 만큼 거두게 되어 있습니다. 광고는 특히 그렇습니다. 효과를 한 눈에 알수는 없지만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투자한 만큼의 수확을 올리게 되더군요.”
LG홈쇼핑 조성구 본부장(46)의 마케팅 철학은 ‘정직’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효과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투자 대비 효과가 정비례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 대신 그는 ‘타이밍’을 중요시한다. 고객의 수요와 제품 추이, 경쟁사의 동향 등 주변 상황을 주도면밀하게 분석해 승산 있는 시기에 마케팅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 불황으로 내수가 죽어 있지만 올해 LG홈쇼핑은 취급 매출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10% 증가한 1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18% 성장한 533억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매체 광고 비용으로는 지난해 수준인 70억원 정도로 잡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서비스 업종에다 ‘TV홈쇼핑 시장 점유율 1위’라는 규모에 비춰 볼 때 그리 넉넉한 비용은 아니지만 조 본부장은 이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올해는 마케팅 초점은 인터넷 쇼핑몰입니다. 인터넷몰은 경기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매출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이후 점점 높아져 올해는 30%대에 육박할 전망입니다. 반면 케이블쪽은 가입자가 포화 상태로 추가 회원 확보가 힘든 상황입니다. 공인 인증제 유료화 등 규제 위주의 정책이 다소 걸림돌이지만 마케팅의 컨셉트만 확실하면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TV홈쇼핑은 사업자 출범 이후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다. 아직도 내수 경기가 풀리지 않고 있지만 3분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치면서 내수가 점차 살아 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이에 LG홈쇼핑은 인터넷몰을 중심으로 하반기를 기점으로 공격 마케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브랜드를 알리는 쪽 보다는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다는 판촉 마케팅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조성구 본부장은 전형적인 ‘LG맨’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LG상사에 입사해 LG그룹 회장실, 상사 영국법인 등을 두루 거쳐 시장을 보는 안목이 누구 못지않다. 지난해 LG홈쇼핑에 합류하면서 홍보와 광고 쪽을 처음 맡았지만 일선 현장에서 쌓은 실무 감각을 기반으로 나름의 홍보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홈쇼핑 사업은 TV·인터넷·카탈로그 등 다양한 매체를 가져 일반 제조나 서비스업 등 다른 업종이 광고에서 느끼는 대중 접촉 효과는 높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고효율 매체를 발굴해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조 본부장은 “그 동안 승승장구했던 신유통 채널은 경기가 한 풀 꺾인데다 공인 인증제 의무화에 이어 유료화, 경품 마케팅의 제한 등으로 어느 때보다도 마케팅 환경이 녹록치 않다” 며 “결국 요행수를 쓰지 않는 정직한 마케팅으로 고객에게 신뢰받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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