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LCD단지, 산업 흐름 바꾼다

디스플레이 강국 한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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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탕정 단지에 이어 LG필립스LCD의 파주 LCD 클러스터 착공으로 국내 산업은 반도체 신화에서 더 나아가 디스플레이 신화로 나아가게 됐다. 또 진정한 산업 클러스터 구축이 이루어져 국내 관련 산업의 획기적인 발전도 기대된다.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는 반도체와 달리 막대한 전후방 효과를 유발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이끌어갈 주력 산업으로 손꼽는다는 점에서 이번 파주 클러스터 착공의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진정한 클러스터 시대를 연다=LG필립스LCD는 파주 지역을 진정한 LCD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대덕 연구 단지의 경우 연구소는 있지만 산업체가 적어 연구 결과를 생산으로 이끌어내는 효과가 적다. 울산 지역의 경우 2만여개의 기업체들이 몰려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연구소나 구심점이 미흡하다. 반면 파주는 LG필립스LCD를 구심점으로 관련 업체들을 입주시키고 또한 공동 연구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글로벌 연구단지까지 구성, 패널 업체의 경쟁력을 재료·장비 분야까지 파급시키는 클러스터가 될 전망이다. LG필립스LCD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 장비·재료업체들의 기술력이 부족한 만큼 패널업체와의 공동 개발 등을 통한 국산화가 필요하다”며 “패널업체와 재료·장비 업체 등이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공동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국내 기반 산업을 한단계 끌어올리고 이것이 다시 LG필립스LCD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안양에 위치한 LG필립스LCD의 중앙연구소도 이곳으로 이전키로 했다. 장기적으로 이곳에 인력을 공급할 학교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산·학·연이 어우러진 진정한 LCD 클러스터로 구축되는 셈이다.

 △디스플레이가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긴다=지난해 국내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CRT, LCD, PDP를 포함해 140억달러 규모다. 비록 반도체, 휴대폰 등에 뒤지지만 성장속도는 훨씬 빠르다. 시장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00억달러 규모인 LCD 시장은 오는 2007년에는 두배 가까이 성장한 6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삼성전자, LG필립스LCD가 예상하는 매출 목표는 90억달러에서 80억달러로 LCD 수출액만 200억달러를 초과할 전망이다. 투자 금액도 삼성전자가 향후 2010년간 200억달러, LG필립스LCD는 향후 10년간 25조원을 각각 투입한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막대한 전후방 효과를 내고 있다. 장비 국산화율이 20∼30%대에 그치고 있는 반도체와 달리, LG필립스LCD의 6세대 라인은 50%에 육박한다. 재료 분야의 국산화도 반도체에 비해서는 훨씬 높다. 후방효과도 막대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모니터, TV 매출 규모가 12조원에 이르고 있으며 LG전자도 10조원에 육박한다.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사용하는 LCD 구매액만 지난해 3조원에 이르고 있다. 만약 LCD매출이 10조원일 경우 수십조원에 해당하는 전후방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LG그룹의 경우 LG필립스LCD를 정점으로 LG전자·LG화학·LG마이크론·LG이노텍 등이, 방계사인 희성그룹의 경우 희성전자·희성전선 등이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LG와 삼성의 주도권 강화된다=LG필립스LCD가 파주 개발을 본격화함으로써 충청권인 탕정에 LCD클러스터를 구축중인 삼성전자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LG필립스LCD는 파주에 자사가 사용할 기존 51만평 공장 부지 주변에 다시 협력업체들이 입주할 수 있는 50만평의 지방산업단지를 조성키로 정부와 합의했으며 삼성전자는 탕정면 61만평 부지에 건설중인 4개 LCD생산라인에 이어 인근 99만여평에 추가로 LCD 라인을 건설키로 했다. 표준싸움도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1870×2200mm의 7세대 라인을 발표하자 LG필립스LCD는 가로 세로 각각 2m가 넘는 7세대 라인을 건설키로 했다. LG필립스LCD는 대만업체들이 자사의 6세대 표준을 따라온데 고무돼 7세대에서도 샤프와의 공조를 통해 표준화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AUO, 치메이 등이 자사 표준을 발표했으며 다른 대만업체들도 7세대 표준은 자사 규격을 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룹의 미래가 걸린 차세대 산업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양사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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