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이어 탄핵 정국 등 잇따른 악재가 내수 경기의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내수 업종인 유통업계는 초비상 상태입니다. TV홈쇼핑 업계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지난 1월 정식 취임한 강말길 LG홈쇼핑 부회장(62)은 “경기 불황의 여파가 의외로 심각하다”며 “기본으로 돌아가는 자세가 바로 불황기의 극복 전략”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동안 외부 행사나 불필요한 자리를 자제하며 새로운 경영 전략에 부심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강 부회장은 답변은 의외로 간단 명료했다. 교과서적인 경영 해법과 정면 돌파가 결국 지금의 난국을 이기는 가장 좋은 처방이라는 것이다.
“TV홈쇼핑도 결국의 고객이 생명입니다. 방송과 유통을 결합한 새로운 유통 채널이라고 말하지만 결국의 고객의 마음을 어떻게 읽어 내느냐가 본질입니다. 제 아무리 좋은 상품, 훌륭한 마케팅 기법도 고객의 수요와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강 부회장이 이를 위해 비즈니스와 경영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차원에서 서비스와 상품 아이템을 원점에서 다시 수립하고 있습니다. 수익이 나야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그래야 성장도 가능합니다. 실속 없는 외형 성장을 위해 가격 경쟁에 매달리기보다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로 만족도를 높이겠습니다.”
공인회계사인 데다 오랜 재무 관리경력에서 알 수 있듯 강 부회장은 재무 재표와 같은 수치 자료에 훤하다. 철저한 관리형 경영자에다 외형보다는 수익 위주의 내실 경영에 업적을 가진 강 부회장의 취임에 대해 벌써 시장에서는 LG홈쇼핑의 재무 건전화, 수익성 개선 등에 상당한 성과를 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미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강 부회장은 정보 기술 분야에도 상당한 안목을 가지고 있다. 초창기 산자부와 공동으로 추진한 SCM 민관 공동 추진위원장을 맡으면서 유통업계의 정보화를 앞당기는 데도 앞장섰다. 이 덕택에 LG유통은 유통업계의 후발업체임에도 가장 정보화가 잘된 유통업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강 부회장은 LG홈쇼핑 대표에 이어 지난 16일 전자상거래와 통신판매협회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미 몇 개의 협회와 단체장을 맡아 온 경험이 있어 부임 첫 날이지만 그가 구상하는 협회의 비전과 위상은 명확했다.
“협회는 회원사가 우선입니다. 특히 통신판매협회는 전자상거래 등 신 유통 채널을 대표하는 유일한 단체입니다. 협회 위상에 걸맞게 회원사 규모를 늘리고 사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입니다. 가능하면 협회 이름도 변화된 유통 환경과 시장에 맞게 현실성 있게 바뀌는 방안도 고려 중입니다.”
스스로 위기에 강하다고 자평하는 강 부회장은 “유통 채널은 시대와 고객의 수요에 따라 변할 수 밖에 없다”며 “변하는 유통 채널을 먼저 인지하고 개척하는 것이 결국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 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강말길 부회장은 LG그룹의 재무통이자 그룹 내 몇 안 되는 유통 전문가다. 부산대 상대 출신으로 공인회계사이기도 한 강 부회장은 금성통신(현 LG전자) 재경본부장, 관리담당 이사, LG회장실 관리담당 상무 등을 지냈다. 강 부회장은 지난 95년 LG유통 대표로 취임해 3년 만에 만년 적자이던 편의점 사업을 흑자로 바꿔놓았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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