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메신저 남북경협 `메신저`로

4~5개 기업서 IT개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이용

 인스턴트 메신저가 남북간 경제협력의 전령사로 떠오르고 있다.

당사자간 대화 뿐 아니라 거래 협상과 계약서 교환은 물론 IT분야의 개발내역까지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남북 경협에서 메신저를 주요 대화채널로 이용하고 있는 북한측 기업이나 기관은 복권사이트 주패닷컴(http://www.jupae.com)을 운영하는 조선복권합병회사와 삼천리무역총회사 등 4∼5개 기업. 이가운데 조선복권합병회사의 경우 전 직원이 메신저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고 삼천리총회사는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기업들이 이처럼 실시간 대화가 가능한 인터넷 인스턴트 메신저를 대화채널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북측은 그동안 남측과의 거래에서 극히 일부나마 인터넷을 대화채널로 사용해왔으나 홈페이지 게시판과 이메일 등 시차가 존재하는 것들 뿐이었다.

 인스턴트메신저를 통해 이뤄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남한의 북남 교역(대표 유성훈)과 북한의 삼천리무역총회사가 합작한 모바일 게임 ‘독도를 지켜라’이다. ‘독도를 지켜라’는 공동개발 과정에서 양측의 거의 모든 대화가 마이크로소프트의MSN메신저를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12일 통일부로부터 대북 접촉 승인을 받은 북남 교역은 같은달 22일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이 진행되는 20여일간 MSN 메신저를 사용했으며, 이달 10일 계약서를 교환하면서는 전자서명을 포함한 메신저 첨부 파일을 이용했다.

조선복권합영회사의 남측 파트너인 훈넷의 김범훈 사장은 “북한의 인터넷 이용 수준은 3년전 필리핀과 같다고 보면 된다”며 “지난해 북한이 남한 주민과의 이메일 교류를 승인한 데 이어 이제 허가된 사업 분야에 한정된 것이 아닌 메신저를 통한 교류도 승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동향정보분석실 최형구 팀장은 “통일부에서 접촉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메신저를 이용한 사업 진행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현재 남한과 사업을 진행하는 북한기업 개발자의 경우에는 이메일 교류 등이 가능한 중국에서 일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이 자주 만나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협력이나 개발 내용을 전자문서로 전달하고 실시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채널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MSN 코리아에 따르면 MSN 메신저 패스포트 계정을 만들때 ‘국가 설정’이 북한인 경우는 하루 평균 로그인 사용자수 약 1500명이었고 지난 1월 한달 동안에만 3147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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