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우린 지금 인도네시아로 간다

통신시장 매년 26% 성장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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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기업들이 정보통신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정보기술(IT) 시장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네트워크통합(NI) 전문기업인 시스폴이 국내 벤처기업 사상 최고액인 2억8000만달러의 투자계약을 따낸 것을 포함해 네트워크 장비업체는 물론 이동통신·휴대폰·초고속인터넷·디스플레이·소프트웨어 부문의 대기업·중소기업들이 앞다퉈 인니 정보통신사업에 진출, 가시적인 성과물을 거뒀다. 최근에는 통신·방송 융합 부문에도 국내 기업이 진출해 관심을 끈다.

 ◇‘왜, 인니인가’=이 같은 움직임은 인도네시아가 인구 기준으로 세계 4위라는 미완의 거대 시장인데다 정부 및 민간 주도의 IT 프로젝트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단계별 유무선 통신사업과 전자정부, 사이버시티 사업 등 굵직굵직한 사업이 대기해 부가사업의 가능성이 높다.

 우선, 초고속망구축계획·멀티미디어도시계획을 포함한 ‘N21 프로젝트’와 국가정보시스템(SISFONAS)·국가정보체계(NITE)·전자정부·e정부 구축이 활발하다. WTO 통신시장 개방을 위한 각종 규제 철폐와 민간사업자 육성 등 법제 준비도 완료단계에 이르렀다. 시스폴인도네시아의 황환규 부사장은 “인니 정부는 한국의 정보통신 발전상을 주시하며 국가 IT 인프라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시스폴과 삼성전자의 유무선 통신사업 이외에도 전자정부사업과 새롭게 떠오른 e정부사업 등 한국기업이 참여할 사업이 많다”고 말했다.

 ◇‘통신 부가사업 기회 많다’=통신 부문의 경우는 특히 국가 인프라 구축 차원서 활발하게 추진중이다. 인니는 지난해 기준으로 유선통신 가입자가 전인구의 4.8%(1100만명), 무선통신가입자는 3.9%(85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동통신은 GSM 방식이 78.8%를 차지한다. 유선통신의 경우 시스폴이 광동축혼합(HFC)망 구축사업을 벌였으며, 이를 통해 각종 부가서비스 비즈니스 기회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케이블TV망 등의 사업 전망이 밝으며 온라인게임·포털·PC방 사업 등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단계별로 추진중인 CDMA 전국망 사업은 CDMA 단말기 시장 규모 확대는 물론 모바일 사업 등의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 통신부문 인니 법인(STIN)의 이진희 법인장은 “인니 정부는 섬이 많은 국가의 특성을 감안, 유선전화망(PSTN)의 투자규모를 대폭 줄이고 모든 역량을 CDMA망 구축에 동원한다”며 “결국 GSM보다 요금이 3∼4배 가량 싼 CDMA망을 새로 구축, 유선망을 대체하는 국가 통신인프라 구축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기업의 부가사업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기업 진출 붐’=국내 업체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KTF는 인니의 CDMA사업자인 모바일8텔레콤의 지분 2.9%를 확보해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했으며, 삼성전자도 이미 텔콤사와 3억2000만달러 규모의 CDMA 전국망 구축사업을 진행중이다. 또 모바일8텔레콤,라텔인도와도 장비 공급사업을 전개한다.

 GSM 및 CDMA 단말기 시장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팬택계열·기가텔레콤 등이 진출했다. 초고속인터넷·케이블TV·유무선장비 시장엔 시스폴·제너시스템즈·이엠테크닉스 등이, 전자정부를 포함한 시스템통합(SI)·네트워크통합(NI) 부문서는 KT·포스데이타·쌍용정보통신·한진정보통신·SQ테크·인컴아이엔씨·웹캐시·가드텍 등이, 무선인터넷 부문서는 필링크·유엔젤 등이 사업을 벌인다. 특히 시스폴은 광동축혼합(HFC)망 구축을 통한 방송통신 융합 부문에 진출했다. 이외에도 중앙시스템·쏠리테크·기산텔레콤 등이 사업을 추진중이다.

 ◇전망=정보통신을 비롯한 인니 IT시장의 잠재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불붙기 시작한 통신시장의 경우, 오는 200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을 넘어서는 26% 가량의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해외 사업 대부분이 그렇듯 기회와 위험요인이 동시에 존재한다. 대규모 프로젝트가 곧 뜰 것처럼 보이다가도 정치·경제적인 이유로 기약없이 미뤄지거나 ‘연줄’을 통해야만 할 경우도 발생한다. 또 사회에 만연한 부패사슬도 제약 요인이다.

 삼성 단말기 부문 인도네시아법인(SEIN)의 이강현 부장은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현지 비즈니스 환경과 정치·경제 상황에 정통해야 하고, 인적 네트워크 또한 확보해야 비즈니스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카르타=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