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 음란 음성채팅 주의보

　일산에 사는 김모씨(31)는 며칠전 발신번호가 ‘050X-588-XXXX’인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전화는 녹음된 음성으로 “OOO에서 제공하는 음성채팅 서비스입니다. 서비스를 받으려면 성인인증을 해 주십시오”라는 안내 멘트가 나왔다. 주민등록번호를 눌러 성인인증을 받자 “2분간 무료로 음성채팅서비스를 이용하고, 그 뒤로는 30초당 500원을 과금한다”며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처럼 사업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 이용여부를 묻고 접속을 해주는 형태의 전화정보 서비스가 등장해 폐해가 우려된다. 지금까지 ‘060-700’ 번호를 이용한 전화정보서비스는 이용자가 광고를 보고 번호를 눌러야만 이용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사업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 호기심을 유발하고 서비스 이용을 권유하기에 이른 것. 특히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한 K사는 전화자동발신 시스템을 이용해 하루에만 수천건씩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걸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K사측은 “안내 멘트와 달리 직접 과금하는 시스템은 아직 시험중”이라며 “서비스는 별도로 휴대폰 소액결제나 무통장 입금 등을 통해 회원 ID를 부여하는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시간당 3만원 가량 요금을 받아 이른바 ‘프리미엄급 회원제 전화채팅’을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1주일에 200여명의 신규회원이 생겨나고 있으며, ‘전화방에 가지 않고도 이성과의 통화와 만남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동종 업체가 급증하고 있다.

　통신위원회측은 “기술적인 검토를 해봐야 판단할 수 있겠지만 전화정보 부가서비스용 번호인 ‘060-700’이 아닌 평생번호(050)를 이용해 서비스 과금을 하는 것은 시정조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히고, 전화를 직접 걸어서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에 대해서는 “단순 광고 전화인 경우 마땅히 규제할 수 없으나 실제 서비스 제공과 과금까지 제공한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