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새 버전 개발 필요"-이통3사 "`9대 1` 변화없어"
국산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WIPI)’의 도입을 둘러싸고 모바일게임업계와 이동통신회사간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위피 탑재단말기 시판과 함께 관련 게임서비스가 본격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게임업체들이 당초 개발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위피 표준화에 대한 실효성, 국제 경쟁력, 이용료 문제 등에 이의를 제기하며 이동통신 3사의 위피 정책에 반발하고 나섰다.
모바일 게임업계는 특히 지난주부터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를 통해 의견을 취합하는 한편 회장단이 이동통신사를 직접 방문, 의견 청취에 나서는 등 집단 대응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가운데 KIBA측은 회원사 요구와 이통 3사와의 의견 조율이 안될 경우, 주무부처인 정통부에도 공식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버전일 뿐’=모바일 게임업체들은 위피 도입이 이통 3사에 게임을 공급할 수 있는 단일 통로이기에 앞서 ‘또 하나의 버전’ 개발을 요하는 장치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위피 기반이라 해도 3사의 인터페이스(다이내믹 API)가 모두 달라 각각의 튜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에선 위피가 모바일게임 산업 활성화에 탄력을 붙이기는 커녕 브루, 자바, GVM 등에 이어 또 다른 버전 개발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플랫폼이용료도 ‘관건’=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플랫폼 이용료도 업계의 촉각을 곤두세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용료를 이통사가 모바일게임업체에 전가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한 모바일게임업체 대표는 “업계의 개발 부담 완화와 표준화를 위해 도입되는 위피가 플랫폼 이용료 문제로 오히려 더 힘들게 만들 소지가 다분하다”며 “이를 계기로 현재 9대 1인 게임 수익배분 비율마저 흔들리지 않을까하는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선 위피가 ‘국내용’인 만큼, 모바일게임의 해외수출 본격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나친 기우다’=위피 도입의 주체인 이통사들은 위피가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업체(CP) 전반의 요구에 의해 착수된 프로젝트라는 당초 취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설령 다이내믹 API가 이질적이라 하더라도 브루나 자바처럼 완전히 새 게임을 만들 정도의 개발하중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통 3사가 각기 다른 플랫폼을 쓰고 있는 지금보다는 위피 확산뒤 3사 모두에 ‘통하는’ 히트 게임이 더욱 양산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TF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3차에 걸쳐 위피 기반 게임개발에 10억원의 지원금을 투자하며 정성을 들여온 것만으로 위피 관련 일관된 입장은 충분히 설명된다”며 “9대 1 정책에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측도 “위피 자체가 중복투자에 의한 CP업계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유력한 방안이라는 것은 CP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라이선스 관련 비용을 전가하는 일은 우려 안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