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까, 둘리, 마시마로, 뿡뿡이...
토종 캐릭터 시대가 도래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산 캐릭터 선호도는 47.8%에 달해 외산의 선호도를 넘어섰다. 5조원 규모로 성장한 캐릭터 내수 시장에서 국산캐릭터의 시장점유율은 35%까지 올라갔으며 많은 토종 캐릭터들이 가까운 중국, 동남아는 물론 멀리 유럽, 중남미에까지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캐릭터는 사람과도 같아 애정을 먹고 성장한다. 이에 유아기를 갓 지나 걸음마를 시작하려는 우리 캐릭터를 소개하는 매주 1회씩 ‘캐릭터 열전’ 코너를 마련했다. 재밌는 탄생 비화와 숨겨진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키워보자. 토종 캐릭터 화이팅!
거룡반점의 외동딸 ‘뿌까’. 찐빵 머리와 상큼한 미소가 매력적인 ‘뿌까’의 마음 속엔 닌자의 후손 ‘가루’에 대한 사랑 뿐이다. ‘가루’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그녀가 나타난다. 번개 같은 점프력에 분신술까지 가능한 ‘가루’이지만 ‘뿌까’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는 없다.
‘뿌까’의 주특기는 사랑스러운 젓가락 댄스와 경이로운 뽀뽀 기술. 왈가닥 ‘뿌까’가 무뚝뚝한 ‘가루’의 뺨에 뽀뽀하는 장면은 이들이 펼치는 사랑 얘기의 하이라이트다. 공중에 매달려서 기습적으로 감행하는 ‘미션임파서블 키스’, ‘곡예 키스’, ‘인공호흡 빙자 키스’ 등 그녀의 뽀뽀 실력은 놀랍기만 하다. 몰락한 닌자 가문을 일으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살아온 ‘가루’는 이 같은 ‘뿌까’의 애정공세에 당황하면서도 차츰 마음을 열게 된다.
‘뿌까’의 탄생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원작자이자 부즈 대표인 김부경 씨가 중국 경극의 한 장면을 보던 중 천하를 호령하는 남자주인공 ‘항우’가 연인 ‘우희’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 착안했다.
통념을 깬 원색의 과감한 디자인은 ‘뿌까’만의 특징이다. 빨강과 검정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형상은 ‘뿌까’의 적극적인 성격을 반영하면서 파스텔톤 위주였던 기존 캐릭터 시장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난 2000년 3월 탄생한 ‘뿌까’는 500여 종의 상품으로 개발돼 전 세계 62개국에 진출했으며 온라인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2003 대한민국 캐릭터 대상’을 수상한 대표적인 토종 캐릭터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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