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업계, "M&A·CRC시장 선점하라"

코스닥 등록 강화로 부상…올 투자역 3분의 2 투입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CRC)시장을 잡아라.’

 벤처캐피털업계가 M&A와 CRC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 이 시장이 본격 개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선점 여하에 따라 향후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이 부분에 대규모튜자·사업부 강화 등 힘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의 움직임=상당수 벤처캐피털업체들은 M&A와 CRC시장을 겨냥해 조직을 개편하는 한편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올 전체 투자규모의 3분의 2 가량인 1800억원을 M&A와 CRC부문에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지난해의 300억원에 비해 무려 6배나 늘어난 것이다.

 한국기술투자와 스틱IT투자는 지난해 말 각각 M&A테스크포스팀과 M&A본부를 만들었으며, 한국IT벤처투자도 M&A와 CRC부문을 전담할 인력을 조만간 충원하고 본격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투자은행·회계법인·경영자문회사 출신으로 구성된 CRC팀을 지난해 구성했다.

 한국벤처캐피털협회의 이부호 전무는 “대부분의 벤처캐피털업체들이 M&A와 CRC에 관심이 있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라며 “최근의 동향은 하나의 투자 트렌드로서 우리나라 벤처캐피털시장이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왜 M&A와 CRC인가=코스닥 등록요건이 대폭 강화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업계는 벤처업체가 코스닥 등록시 지분 매각을 통해 수익을 낸다는 목표로 투자해 왔다. 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게 되자 M&A와 CRC시장을 적극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들어 정부가 벤처기업의 M&A를 적극 권장하며 관련 법제도 개정작업을 펼치면서 더욱 고무돼 있다.

 벤처캐피털업체에 따라 수백개에 이르는 투자기업 중 부실기업을 정리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IT벤처투자의 윤종연 이사는 “단순히 신생 벤처업체에 대한 투자로는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다는 측면, 그리고 기존 부실 투자기업에 대한 정리라는 두 가지 목적을 함께 이룰 수 있어 주목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과당 경쟁한 우려의 목소리도=벤처캐피털업체들이 대거 M&A와 CRC시장에 뛰어들면서 과당경쟁에 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우량 벤처기업의 경우 상당수 벤처캐피털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닥 등록요건이 강화되고, 우량기업들이 기업공개를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이들에 대한 투자를 적극 추진하며 주당 베팅금액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