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 등 디지털 대전 본격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지상파DMB와 위성DMB의 경쟁력(방송법개정안 전제) 통신방송 융합 시대의 한 축을 형성한 KBS·MBC·SBS 등 중앙 지상파방송3사가 사실상 첫 서비스인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놓고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번 발을 담그면 다시 떼기 어려운 디지털산업의 속성상 어느 방송사가 어떻게 초기 시장을 선점하고 주도권을 획득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불을 뿜는 방송3사의 디지털 대전이 이제 본격화된 셈이다.
◇방송사,‘위성DMB엔 다른 길로 간다’=지상파방송3사는 지난 2000년 통신사업자 KT의 주도로 개국한 위성방송에 모두 대주주로 참여했던 것과 달리 DMB에서는 제각각의 행보로 통신사업자와 손을 잡아 DMB 시장은 삼각구도를 형성했다.
지상파DMB에선 공조하면서도 위성DMB에선 경쟁하는 새로운 양상도 나타났다. 방송3사는 신규사업자 진입을 추진중인 정부의 지상파DMB 진입정책에 대해 지상파방송사의 진입을 우선해야 한다는 데 공조했다. 반면 위성DMB에 대해서는 양대 통신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과 각각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위성DMB를 준비중인 SK텔레콤과 KT의 치열한 신경전도 이미 가시화됐다. 위성DMB 국가표준인 시스템E 방식을 통해 가장 먼저 위성DMB 상용서비스를 실시할 것으로 보이는 SK텔레콤에 비해 상대적으로 준비가 미흡한 KT는 시스템A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SK텔레콤 위성DMB 서비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가장 앞서 나가는 SBS=방송3사중 유일한 민영방송사인 SBS가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SBS는 오는 3월 예정된 위성체 발사와 함께 방송법 개정만 이뤄진다면 바로 사업자 선정과 함께 서비스가 가능한 SK텔레콤의 위성DMB 자회사인 TU미디어에 5%(65억원)의 지분을 투자, 위성DMB 사업에 진출했다. 대주주로 등극해 채널 확보를 보장받은 셈이다. 지상파DMB 역시 지난 9월부터 실험방송국을 운영하며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박희설 SBS 경영정책팀장은 “5개월 이상의 실험방송을 통해 당장이라도 상용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의 지상파DMB 진입정책이 컨소시엄을 통한 별도법인을 설립하는 것으로 결정된다 해도 지상파DMB의 콘텐츠를 다양하게 구성할 예정인 SBS로서는 큰 무리가 없다.
◇공영방송으로서의 차별화를 원하는 KBS=KBS는 시청료를 징수하는 공영방송이라는 정체성을 부담스럽게 여긴다. 지상파DMB에 비해 수익성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위성DMB이나, 유료방송이라는 점에서 지분참여가 껄끄럽다. 따라서 KBS는 지상파DMB와 위성DMB의 경쟁관계를 지양하고 공존관계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스템E방식과 함께 지상파DMB와 호환 가능한 시스템A 방식도 가능하도록 복수표준제 도입을 주장하며, 자연히 시스템A 방식을 지지하는 KT와의 공조체제가 구축됐다.
KBS는 3개 사업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상파DMB에는 공영방송사로서의 입지를 최대한 이용할 계획이다.
정초영 KBS DMB추진단장은 “타 방송사와 차별화된 공영방송사로서의 역할과 국가기간방송의 위상을 위해서도 KBS에 지상파DMB 사업의 우선권을 부여해야 하며, 다른 사업자와 달리 별도법인을 설립하지 않더라도 지상파DMB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 발목 잡힌 MBC=DTV 전송방식 변경을 주장하는 MBC는 수익과 방송사의 미래를 책임질 뉴미디어에 대한 행보에서는 방송3사중 가장 뒤쳐졌다. 최근까지 위성DMB 참여를 위해 SK텔레콤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전송방식 변경을 주장하는 노조의 반대로 끝내 결렬됐다. MBC측은 SK텔레콤에 전송방식 논란이 종식될 때까지 증자 기회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SK텔레콤측은 시한을 지났기 때문에 다른 주주를 찾을 계획이다. MBC는 지상파DMB에서 KBS와 SBS에 비해 열세다.
유럽방식의 DTV 전송 방식을 통해 이동수신을 주장하는 MBC는 지상파DMB 도입 자체를 부정해 준비가 미흡하다. KBS와 SBS가 실험방송국 무선국 준공을 통해 그동안 꾸준히 실험방송을 실시해 왔지만, MBC는 실함방송국 허가를 받지 못해 방송 실험도 못하는 실정이다.
MBC 한 관계자는 “MBC로선 DTV 전송방식 논란이 마무리 해야 모든 뉴미디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입장”이다. 경영진과 노조 일부에서는 위성DMB 참여를 적극 주장했으나, 전송방식 변경을 주장하는 MBC로서는 현실적으로 참여할 명분이 없다”고 토로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