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동안 IT 업계의 최고 이슈로 자리잡을 기업 인수합병(M&A) 움직임이 온라인 채용 업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수면하에서 협상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인터넷 종합포털과 주요 전문업체들이 모두 M&A의 주연과 조연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판도를 크게 바꿔 놓을 전망이다.
다음에서 분사한 다음취업, NHN, 지식발전소, 야후 등 대형 포털업체들은 온라인 채용 정보 서비스 분야에서 이른 시간 내에 수위 업체로 진입하기 위해 선두권 온라인채용정보업체 및 중소업체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털업체들의 채용시장 진입에 맞서기 위해 온라인 전문업체들도 동종 업체와 합병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잡코리아, 인크루트, 스카우트 등은 올해 코스닥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몸집 불리기에 나설 가능성이 더욱 크다.
이와 함께 포털과 상위업체 등 대형업체간 고래싸움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중소업체들은 이 기회에 회사를 매각하려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이미 관련업계에서는 다음취업(대표 임준우)이 다음의 ‘돈줄’을 배경으로 단기간 내에 확고한 시장 입지를 다지기 위해 중소 규모의 채용 정보 업체를 인수합병할 것이라는 견해가 팽배하다. 다음취업은 중소 채용정보전문업체인 C사로부터 피인수 제의를 받은 바 있으나 양측이 인수금액에 대한 견해가 엇갈려 결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종합포털 중 몇몇 곳은 최근 코리아리크루트와 인크루트, 스카우트 등으로부터 매각의사를 전달받거나 인수협상을 타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포털 당사자들은 게임·검색·커뮤니티 사업 확대 등을 현안으로 내세우며 적극적인 의사를 노출시키지 않고 있지만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는 상태다.
특히 NHN의 채용정보서비스 마스터CP로 활동하고 있는 스카우트, 지식발전소의 CP로 뛰고 있는 헬로잡, 미디어윌(파인드잡) 등이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밀월관계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포털의 관계자는 “포털쪽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는 것은 의미없는 사업이라서가 아니라 협상시 유리한 조건을 잡기 위한 전략적 행보의 의미가 크다”고 풀이했다.
온라인 채용정보 상위업체들의 인수합병 움직임도 활발하다.
잡코리아(대표 김화수)는 교육이나 창업, 헤드헌팅 등 채용 정보와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의 업체를 인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대상 물색에 나섰다.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고 인수조건이 좋을 경우 업체 수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인크루트(대표 이광석)는 최근 떠도는 피인수설에 대해 당황해하면서도 중소 후발업체를 인수하는 공격적인 방법으로 국면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광석 인크루트 사장은 “포털업체로부터 매각 제의를 받은 적이 있으나 매각할 의사는 없다”며 “오히려 인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종합포털과 동종업체로부터 몇 차례 매각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코리아리크루트(대표 이정주)도 “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코스닥 진입을 준비중인 스카우트(대표 김현섭)는 동종 업종인 채용정보업체보다는 유사 관련 사이트에 대해 인수작업을 거의 마무리한 단계다.
이밖에 파워잡을 운영중인 씨큐어넷(대표 채규철)은 인수 및 피인수를 모두 고려중이며 프리랜서분야 채용전문업체인 이랜서(대표 박우진)도 관련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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